의학·과학 건강

임신·출산에 육아까지...허리디스크 '초보 엄마' 괴롭힌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4 09:00

수정 2024.05.04 09:00

여성에 몰리는 육아부담, 허리에 과도한 부담
추나요법과 침치료, 한약 처방 허리통증 해결
허리디스크, 첩약 건강보험 2단계 대상 질환
[파이낸셜뉴스] #. 1년여 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앞둔 최 모씨(35). 지난 몇 년 동안 그녀의 모든 일상은 오롯이 아기 위주로 돌아갔다. 남편은 바쁜 회사 생활로 인해 아기를 돌볼 겨를이 없었고 육아를 위해 멀리 지방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는 그대로 최 씨의 독박육아로 이어졌다. 홀로 아기를 다독이며 밥을 먹이고 겨우 잠을 재우면 어느새 울면서 보채기 일쑤였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매일 같이 육아를 반복하니 정작 자신은 간단한 끼니조차 챙길 여력이 없을 정도였다. 본래 건강한 체질이라 자부하던 최 씨도 임신과 출산, 육아까지 이어지면서 어깨와 목, 손목과 손가락 등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를 괴롭힌 건 임신 시기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된 허리 통증이다. 출산 후 제대로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아기를 돌보니 통증도 더욱 심해졌던 것. 휴직을 마치고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는 허리 건강을 챙기기로 했다.

임신·출산에 육아까지...허리디스크 '초보 엄마' 괴롭힌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저조한 국가로 꼽힌다. 합계출산율이 2015년 1.24명이던 것이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러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 각계에서는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육아휴직 제도 개선도 그중 하나다. 실제로 육아휴직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출생아의 부모 중 당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의 수는 전년 대비 12.5% 늘어난 8만7092명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육아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앞선 통계에서 2022년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살펴본 결과, 여성은 70%에 달했지만 남성은 6.8%에 불과했다. 최 씨의 사례와 같이 맞벌이 부부가 아기를 가지면 부부 중 한 사람만 육아휴직을 사용하며 육아에 전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을 쓰기 힘든 남성보다 여성이 육아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이른바 '독박육아'가 빈번히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독박육아는 임신, 출산 등을 거치며 약해진 여성의 신체에 피로를 누적시키고 각종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허리 통증과 같은 척추질환은 초보 엄마가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이다. 임신 기간 중 태아가 자랄수록 복부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게 된다. 무거워지는 배를 버티기 위해 임산부는 허리를 뒤로 젖힌 채 생활하게 되는데, 이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과도한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임신 중 분비되는 ‘릴렉신’ 호르몬도 여성의 허리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 릴렉신 호르몬은 출산 시 골반이 무리 없이 벌어질 수 있도록 근육과 인대를 느슨하게 이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근육과 인대의 결합력이 떨어져 척추를 지탱하는 힘 또한 약해지게 되고 출산 후 골반이 틀어지며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육아를 위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 아기를 들어 올리며 체중을 감당해야만 한다. 이때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는 동작은 디스크에 평소 2.5배에 달하는 압력을 가하게 되는데, 여기에 아기의 체중까지 더해지면 척추에 누적되는 하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디스크 손상을 유발해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 따라서 육아 중 허리에 반복적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허리 상태를 살피고 정확한 치료에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으로 허리 통증과 허리디스크를 해결한다. 먼저 척추와 골반의 불균형은 추나요법을 통해 바로잡는다.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틀어진 배열과 근육의 위치를 교정하는 추나요법은 전신의 균형을 맞추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한다. 또한 경직된 근육은 침치료를 통해 부드럽게 풀어주고 디스크 손상으로 발생한 염증은 약침을 통해 빠르게 제거한다.

특히 척추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되는 신바로약침은 염증 세포 증식을 막아 연골과 신경을 보호하는 효능이 객관적인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SCI(E)급 국제학술지 ‘염증 조절(Mediators of Inflammation)’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신바로약침은 염증을 발생시키는 매개체인 활성질소의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척추 주변 조직 강화에 효과적인 한약(첩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는 보건복지부가 진행 중인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대상 질환으로 적용돼 현재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환자의 첩약 처방 부담률이 최대 30%까지 줄어드는 등 치료비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어 한방치료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하루 새로운 초보 엄마의 일상에서 자칫 잃기 쉬운 게 건강이다.
노심초사 아기를 챙기는 모정으로 자신의 몸 상태도 스스로 돌보자. 엄마가 건강해야 아기도 건강하다.

/ 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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