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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질협상 조건 대폭 완화...가자전쟁 휴전 합의에 서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30 04:07

수정 2024.04.30 11:24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살아남은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4월 29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남부 라파에서 부서진 주택 잔해를 보고 있다. 이스라엘이 협상 중재안 수용 의사를 내비치면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합의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살아남은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4월 29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남부 라파에서 부서진 주택 잔해를 보고 있다. 이스라엘이 협상 중재안 수용 의사를 내비치면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합의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가자 전쟁을 끝내려는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월 29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수주 동안 교착 상태였지만 인질 33명을 석방하는 동안 6주 동안 전쟁을 멈추자는 제안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였다고 이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석방 인질 중에는 아이들, 노인들과 여성, 또 여군들과 부상당한 포로들도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차로 이같이 휴전하고 이후 '지속적인 고요함을 회복하는' 단계로 이행하게 된다.

중재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협상의 주된 걸림돌이 이 같은 단계적 휴전을 통해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마스는 계속해서 어떤 협상이든 궁극적으로는 항구적인 휴전으로 끝맺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는 하마스를 발본색원하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전쟁을 시작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1, 2단계의 점진적 휴전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스라엘은 아울러 주민들이 가자 지구 북쪽 구역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하마스의 다른 주장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 외교 소식통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앤터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랍 정상들을 만나 "지금 현재 가자 주민들과 휴전 사이를 가로막는 것은 오로지 하마스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중재안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면서 이 중재안을 신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하마스가 중재안을 수용하면 상황이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이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데 합의한 것은 아니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정부가 협상에 더 유연해진 것은 맞지만 반 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는 방안에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병력은 휴전 합의 뒤에도 가자지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인질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휴전 협상이 무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이스라엘이 강경기조를 누그러뜨리면서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열강들이 인질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라고 압박하자 한 발 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8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로 직접 압박했고, 블링컨은 아랍 정상들을 만난 뒤 조만간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한편 현재 하마스에는 아직 인질 약 130명이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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