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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시비 바르면 암 치료할 수 있다" 환자 속여 수천만원 뜯어낸 80대, 결국..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9 07:20

수정 2024.04.29 07:20

와사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사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고추냉이(와사비)를 섞은 밀가루 반죽을 몸에 바르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8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의사나 한의사 면허가 없는 상태로 2021년 5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가짜 의료행위를 하며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직장암을 앓고 있는 B씨에게 암세포를 소멸시키고 독소를 뽑아내는 치료법이 있다고 속였다. 그는 고추냉이와 밀가루를 섞은 반죽을 B씨의 몸에 바르고 부항기로 피를 뽑는 등 비과학적인 의료 행위를 하고 2000만원을 수령했다.


A씨는 같은 수법으로 또 다른 암 환자 2명으로부터 각각 1000만원, 87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환자의 몸에 고추냉이 밀가루 등을 바르고 랩을 씌우는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했다고는 볼 수 없는 위험한 방법으로 의료 행위를 했다"고 지적하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부 환자들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사정이 절박한 환자에게서 치료비 명목으로 받은 돈의 액수 또한 적지 않다"면서도 "무면허 의료 행위가 환자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점, 금전적 대가 일부를 환자 측에 돌려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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