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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계화는 장기적 현상… 공급망 재편으로 뜨는 신흥국 주목" [FIND 제25회 서울국제금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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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4 19:11

수정 2024.05.02 16:31

기조강연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탈세계화는 장기적 현상… 공급망 재편으로 뜨는 신흥국 주목" [FIND 제25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로 꼽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국제질서가 생겨남에 따라 특정 지역·나라뿐 아니라 호혜가 예상되는 산업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4 FIND·25회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진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통찰력과 장기 시계에 기반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탈세계화가 미칠 산업과 국가에 영향을 고려해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한 자산과 기업에 분산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지금 우리는 완전 다른 모습의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탈세계화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현상"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유가 인상과 인플레이션, 거시경제 변수의 향방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은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중장기적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진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먼저 "공급망 재편에 따른 지역별 선별적인 투자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교류가 줄고 있지만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다른 신흥국은 오히려 미국과 무역 규모가 늘어나는 등 혜택을 보고 있다.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 시장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도 강화돼 올 들어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일본 역시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소재·부품·장비 업종 전반에 걸쳐 우수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리쇼어링' 전략으로 인해 멕시코 역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이에 KIC가 이달 초 인도에 다섯 번째 무역거점을 세운 것처럼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진 사장은 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내 생산을 늘리는 리쇼어링 과정에서 성장이 예상되는 사업이 적지 않다"며 "미국 등 선진국 내에서도 우량한 투자이익을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더해 지역별, 국가적인 기회뿐 아니라 산업별로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들이 있다고 진 사장은 언급했다. 국가 간 협력보다 경쟁이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단거리 공급망 관련 산업이나 에너지·식품·농수산·광물 등 산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는 분석에서다. 지정학적 분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안보 개념이 중요시되는 데다 국내 생산으로 인한 비용 문제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선 AI 기술이나 생산자동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진 사장은 "지정학적인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우선순위는 방위비와 반도체, 전략산업 지원 증대 등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보건·의료·교육·주거 지원 등 전통적인 정부의 복지지출 분야에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공적 서비스 분야에 있어서 민간 영역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진 사장은 "지금처럼 지정학적 긴장이 두드러지며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는 미국 달러화로 대표되는 안전자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의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투자법"이라고 조언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신영 서혜진 김나경 이승연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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