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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회 재판' 트럼프 돈·시간 역부족… 바이든과 2%p差 '비상'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2 18:41

수정 2024.04.22 18:41

대선 6개월 앞 선거 운동 빨간불
후원금 26% 법률비용으로 쓰고
하루에 7시간씩 법정에 발 묶여
트럼프 "불공정 재판" 불만 토로
악천후까지 겹쳐 대형 유세 취소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악천후로 트럼프의 유세가 연기되자 자리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악천후로 트럼프의 유세가 연기되자 자리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약 반년 남겨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이은 재판 때문에 유세에 쓸 돈과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는 근소한 지지율 차이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앞서고 있지만 최근 추세로 보면 차이를 벌리지 못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등록된 후보별 후원금 모금 현황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해 1월부터 모은 돈의 약 4분의 1을 법률비용에 썼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법률 비용으로 총 7600만달러(약 1050억원)를 지출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선거 캠프와 기타 친(親)트럼프 조직이 모금한 총 후원액은 3억2600만달러(약 4504억원)였다.

FT는 트럼프 진영이 전체 후원금의 26%를 법률 비용으로 썼다며 같은 기간 바이든 진영이 법률 비용으로 지출한 돈은 1000만달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진영이 같은 기간 모금한 돈은 총 4억1300만달러(약 5706억원)로 트럼프보다 약 1억달러 많았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진영이 3월 말 기준으로 손에 쥔 현금은 1억2200만달러(약 1685억원)수준으로 바이든 진영의 현금(1억8800만달러)에 못 미친다.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여러 가지 민사 재판에 연루되었던 트럼프는 현재 4건의 형사 기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선 전까지 재판 일정이 확정된 기소는 1건이다. 미 뉴욕 법원은 트럼프가 지난 2016년 성추문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회사 돈을 끌어 쓰면서 문서 조작 및 선거법 위반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15일부터 재판을 시작했다. 21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지난달 사용한 법률 비용만 400만달러(약 55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의 제임스 싱어 대변인은 "트럼프는 선거 운동에 너무 게으르다. 또 자신의 복수와 응징에 너무 집착해 지지 기반을 확대하지 못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재판 때문에 선거 유세를 하지 못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18일 뉴욕에서 재판이 끝난 뒤 "뉴햄프셔,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어야 했다"며 "약 100곳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루 종일 추운 방에 앉아 불공정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번 재판은 약 6주~8주 가까이 진행될 예정이며 재판은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4회 열린다. 재판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로 추정된다. 이미 트럼프 선거 캠프는 트럼프의 재판 일정에 맞추기 위해 뉴욕에 조직 일부를 옮겨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이후 16일 뉴욕의 술집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만났지만 이후 대형 유세를 열지 못했다.
그는 2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대형 유세를 계획했으나 뇌우와 강풍으로 유세를 취소했다.

한편 미 NBC방송이 12~16일 1000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바이든과 양자 대결에서 46%의 지지율로 바이든(44%)을 앞섰다.
트럼프는 지난 1월 NBC 조사에서 5%p 차이로 바이든을 앞질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격차가 2%p 차이로 줄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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