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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행복 전해준 푸바오, 영원히 잊지 않을게"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3 18:10

수정 2024.04.03 18:25

中 쓰찬성 기지로 무사히 돌아가
봄비에도 6000여명 팬 몰려 배웅
지난해 8월 촬영된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의 다정한 모습. 에버랜드 제공
지난해 8월 촬영된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의 다정한 모습. 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3일 한국을 떠나 중국 쓰찬성에 위치한 워룽 선수핑 기지에 안착했다. 지난 2월 용인특례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은 '용인 푸씨' 푸바오가 부모의 고향인 중국에서 '판생 2막'을 시작한 셈이다.

판다월드 출발부터 전세기 탑승, 판다 기지 도착까지 모든 과정에는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해 세심히 살폈다. 중국 측에서도 판다 전문 수의사를 일주일 전 에버랜드로 파견해 이송 준비에 함께 참여했다. 예비 비행기를 마련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전세기에는 강 사육사와 중국 수의사가 함께 탑승해 20∼30분 단위로 푸바오의 건강을 체크했다. 기내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도를 유지하고,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대나무, 당근, 물, 사과 등 푸바오가 비행 중 먹을 충분한 음식과 비상응급약품도 준비했다.

푸바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7월 20일,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답게 특유의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며 지난 1354일간 국민들에게 행복과 즐거움,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오전 10시40분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환송 행사에는 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60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환송 깃발과 포토 현수막으로 푸바오를 기다린 팬들은 "기쁜 마음으로 보내겠다고 다짐했지만 계속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푸바오는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 차량에 탑승했다. 이어 판다월드를 출발한 버스는 20분간 천천히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팬들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차량에 있는 푸바오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가 푸바오를 대신해 그 동안 보내준 팬들의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강 사육사는 2일 갑작스러운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푸바오와 나눈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푸바오 환송 행사를 위해 에버랜드는 SNS로 사전 모집한 고객들의 응원 메시지를 유채꽃 모양의 디자인에 담아 푸바오를 위한 꽃길을 마련했다. 아울러 120만송이 봄꽃 가득한 포시즌스가든에 위치한 대형 LED 스크린에 푸바오 사진과 특별 영상을 게시해 팬들과 추억을 나눴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중국 CCTV와 맺은 협약을 토대로 푸바오의 중국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할 계획이다.

한편, 푸바오가 대중에 첫 공개된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1155일간 판다월드 방문객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판다월드 입장객 수는 215만명으로 푸바오 등장 이전인 2020년(107만명) 대비 2배가량 늘었다. 푸바오 관련 콘텐츠도 연신 화제였다.
330만개 판매 기록을 세운 굿즈 400여종과 서적 5종, 예능 및 다큐 방송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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