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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8000만원, 월급은 250만원"...카드 돌려막기 벗어나는 방법[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최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3 15:49

수정 2024.04.03 15:49

개인회생, 채무조정, 개인파산제도 검토해 볼 만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30대 A씨는 월급여 실수령 250만원을 버는 근로소득자다. 그러나 지출이 늘면서 카드빚과 대출이 8000만원까지 늘었다. 이자만 해도 매월 80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카드 돌려막기’ 밖에 없었다. 빛의 속도로 늘어가는 빚을 줄일 방법이 없다. A씨가 구제받을 방법은 없을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고금리 여파까지 겹치면서 개인 채무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율도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3일 법조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말 0.38% 대비 0.07%p 상승했다. 은행 연체율은 2022년 6월 0.20%까지 내려갔다가 이후 계속해서 오름세다.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다고 마냥 빚을 갚으라고 종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국가마다 지원 시스템이 있다. 채무자는 일부라도 돈을 더 갚을 환경을 만들어 주고, 채권자 입장에서도 일부 손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다. 법조계에선 크게 두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법원을 통한 ‘개인회생’제도와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제도다.

우선 개인회생은 일정기간 돈을 갚으면 채무 원금과 이자 전액을 탕감시켜주는 제도다. 채무가 재산보다 많을 때 월수입에서 1인당 최저생계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원칙적으로 3년 동안 갚으면 된다. A씨의 경우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면 2024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133만원이므로, 자신의 소득에 최저생계비를 공제한 117만원을 3년 동안 갚으면 빚에서 해방된다. 즉 A씨는 4200여만원만 분할해 빚을 청산하면 된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경우 변제계획안, 소득증명원, 금융거래내역 등 관련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개인워크아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워크아웃은 개인회생 기록이 남지 않고, 성실히 빚을 갚으면 공공기록정보가 삭제기 때문에 신용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유리하다. 자영업 등 꾸준히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용해볼 만 하다. A씨가 개인워크아웃을 통하면 이자는 전액 감면되고 원금은 ‘통상’ 70~100%를 8년에서 10년에 나눠 갚아야 한다. 다만 개인회생은 사채 포함 모든 채무를 포함해 면책해 주는 반면에 개인워크아웃은 면책 채무 대상이 금융권 채무에 제한된다는 단점은 있다. 개인에게 빌린 돈 등까지 면책 대상에 포함시켜주는 개인회생과는 다르다.

이 밖에 개인파산제도 역시 검토해 볼 만하다.
고령이나 건강 악화로 소득활동이 불가능한 사람으로 수입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에 한해서 빚이 재산보다 많을 때 채무 전액을 탕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A씨는 30대의 근로자로 수입이 있어서, 이 제도는 이용할 수가 없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채무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빚이 발생한다면 개인회생이나 채무조정, 개인파산 등의 제도를 통해 다시 온전한 경제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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