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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외교부 “이종섭, 내달에도 방산협력 일정”..귀국일 오리무중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8 19:55

수정 2024.03.28 19:55

이종섭, 귀국 1주 만에 공개일정
29일 방산 관련일정 마칠 예정이다가
회의 직후 내달 1~3일 추가일정 공지
그러면서도 호주 출국일은 함구
도피논란 피해 방산협력 명분 붙잡기
부임 11일만 귀국 李, 업무파악 의문
이에 방산협력회의 자체 급조 의심도
李 측 변호사 공수처 조사 요청 제출
공수처 조사 받거나 총선 후 출국할 듯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방위산업 협력 관련 일정이 추가되면서 국내 체류기간이 연장됐다. 애초 오는 29일까지였지만 내달에도 방산기업 현장 방문 등이 진행된다. 이미 계획돼 있었다가 순차적으로 공개했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지만, 언제 방산협력 관련 일정을 마치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못했다.

이 대사는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했다.
부임한 지 불과 11일 만인 지난 21일 귀국한 후 첫 공개일정이다. 이 대사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등 6개국 대사, 조태열 외교부·신원식 국방부·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이 자리했다.

외교부는 해당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오늘 회의 이후에도 6개국 공관장들은 29일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을 방문해 방산수출 관련 정책금융 지원 제도 현황을 청취하고 국가별 특성에 맞춘 지원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이어서 각 주재국 현지에서의 방산 세일즈 활동을 더 효과적으로 추진토록 내달 1~3일 우리 방산기업들의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 과정 및 생산 제품들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기업 관계자들과 현장 토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중 주호주대사 임명을 받아 출국해 ‘도피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다 이날 회의를 이유로 지난 21일 귀국했다. 외교부는 이 대사의 일정을 29일 무보와 수은 방문까지 공지했는데, 이날 추가 일정을 밝힌 것이다.

외교부는 이처럼 일정 전체를 밝히지 않고 도중에 일정을 추가로 공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대사가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하는 시기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재외공관장회의가 일부 일정은 비공개되더라도 마치는 시기는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아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방산협력 관련 일부 공관장들만 모이는 회의는 처음이고, 방산협력이 보안사항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리 준비된 일정이라면 마치는 시기를 밝히는 건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이 대사의 귀국 명분을 만들기 위해 급조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방산협력 관련은 화상회의를 진행했고 재외공관장회의에서도 60~70개 관련국 대사들이 모여 겨우 1~2시간 논의하다 보니, 새롭게 대면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며 “방산 수출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에 잡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 시기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우선 이 대사는 임명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부임 후 11일 만에 귀국했기에 방산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거기다 내달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외공관장회의를 앞두고 구태여 별도 회의를 개최할 적기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이 대사 국내 체류는 길어지고 있지만, 공수처는 여전히 소환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이 대사 측 김재훈 변호사는 전날 공수처에 필요한 조사 일정을 잡아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키도 했다.
이에 이 대사가 결국 공수처 조사를 받거나 내달 10일 총선을 치른 후에 귀국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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