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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전화 와서 계속 울더라"..'중국 석방' 뒷이야기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6 06:29

수정 2024.03.26 14:12

10개월 만에 석방된 축구선수 손준호
박문성 해설위원 전화통화 내용 공개
중국서 구금됐던 손준호. /뉴스1
중국서 구금됐던 손준호. /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에 구금됐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산둥 타이산)가 10개월여 만에 전격 석방돼 한국으로 돌아온 가운데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손준호의 귀국 뒷얘기를 대신 전했다.

박 위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를 통해 이날 귀국한 손준호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위원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손준호가 석방됐다는 내용의 속보를 전했는데, 라이브 종료 이후 손준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박 위원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손준호 선수였다"라며 "제가 받자마자 (손준호가) 울더라. 다 큰 사람이 울더라. 계속 울면서 '고맙다고, 많은 사람들이 신경 써주고 관심 가져주고 잊지 않아줘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받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고생했다고, 다 잘 될 거라고 얘기해 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먼 곳에서 누구도 만날 수 없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라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손준호 귀국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손준호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자체도 긴박했던 것 같다"라며 "지난주에 이미 석방된 상태였는데 (중국에서) 비행기 타고 한국에 내릴 때까지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고 한다. 또 잡혀갈까 봐 무서웠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에게 물어보니 중국과 얽힌 모든 (법적) 과정은 끝났다고 한다. 다시는 중국 안 가도 되고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하더라"라며 "그런데도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위원은 "여러분이 계속 관심 가져주고 끈을 놓지 않아주셨기 때문에 (손준호가)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시간은 좀 필요하겠지만 손준호 선수가 지나간 일은 잊고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응원하겠다"라고 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중국 당국에 구금 중이던 손준호 선수가 풀려나 오늘(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음이 확인됐다"라고 발표했다.

중국 프로팀에서 활동하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형사 구류는 공안 당국의 결정·관리 아래의 '임시 구속'을 의미한다.

손준호에게 적용됐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은 지난해 6월 손준호에 대한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되자 구속(체포) 수사로 전환했다.

한편 손준호는 2014년 프로축구 K리그에 데뷔해 6년 동안 뛰었다.
2020시즌 리그 최우수 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연봉 43억원을 받고 산둥 타이산으로 팀을 옮겼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유튜브 '달수네라이브' 갈무리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유튜브 '달수네라이브' 갈무리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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