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공매 넘긴 PF사업장 반값에도 안 팔린다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4 18:12

수정 2024.03.24 18:12

올해 신탁사 토지 매각 3.6배 ↑
770건중 낙찰비율 1.5% 그쳐
금융대주단으로 부실 확산 우려
공매 넘긴 PF사업장 반값에도 안 팔린다

공매에 부쳐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벼랑끝에 몰리면서 이자를 내지 못하는 현장이 늘고, 금융당국은 부실PF에 대한 빠른 정리를 주문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좌초되는 개발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24일 업계 및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22일까지 개찰이 진행된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대지) 매각 공매건수는 총 77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5건 대비 약 3.6배 급증한 규모다. 2022년에도 같은 기간 공매건수는 248건에 불과했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개발은 시행사들이 신탁사에 사업(개발신탁)을 맡기고, 금융기관(대주단)으로부터 브릿지론(단기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주단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대출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신탁사에 공매를 의뢰한다. 신탁사 공매는 대부분 PF사업이다. 신탁사 토지 매각 공매 증가는 PF대출 연장이나 상환에 실패한 사업장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PF사업장 공매는 쏟아지고 있지만 낙찰되는 물건은 거의 없다. 온비드 기준으로 올 들어 진행된 770건 중 낙찰건수는 12건이다. 낙찰률 1.5%로 물건 100건 중 2건도 되지 않는다. 강남 노른자위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W신탁이 공매를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영동플라자' 부지는 수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반토막났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캠코가 조성한 1조원 규모의 'PF 정상화지원 펀드'도 지난해 7월 이후 현재까지 단 1곳을 매입한 데 그쳤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 연장도 한계에 도달해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공매로 넘기고 있다"며 "낙찰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선순위채권도 모두 보전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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