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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을 줄 몰랐다" 유기견 화살로 맞춘 40대 법정구속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4 07:56

수정 2024.03.14 07:56

건강해진 천지.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 제공
건강해진 천지.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기견 개 ‘천지’를 활로 쏴 맞춘 제주 40대가 구속됐다.

13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은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도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목격자 등의 진술과 피해견의 수술 당시 사진, 압수된 활과 화살 등을 보면 범행 내용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2년 8월 25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유기견에게 카본 재질의 70cm 길이 화살을 쏴 맞힌 혐의를 받는다.

피해견은 범행 이튿날 26일 오전 8시 29분께 범행 장소로부터 10km가량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발견됐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몸통에 화살이 박힌 채 떠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후 7개월의 추적 끝에 지난해 3월 주거지에 있던 A 씨를 붙잡아 화살 일부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해외 직구를 통해 화살 20개를 구입하여 나무와 낚싯줄로 활을 제작했다.

수사 결과 A 씨는 유기견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닭 사육장을 덮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60m 거리에서 쐈는데 피고인도 맞을 줄 몰랐고, 개가 화살을 맞아 당황했다"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피해견인 '천지'는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어 동물보호단체 등의 도움을 통해 치료와 훈련을 받고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가정에 입양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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