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사생활 폭로·협박' 황의조 형수, 선고 하루 앞두고 기습공탁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3 17:32

수정 2024.03.13 17:32

피해자 측 "불쾌하고 우려스러워"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18라운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서울 황의조가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스1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18라운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서울 황의조가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축구선수 황의조(31·알라니아스포르)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의조의 형수가 1심 선고 하루 전에 법원에 공탁금을 내는 이른바 '기습공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씨의 형수 A씨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2000만원을 형사공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14일 A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와 관련해 1심 결론이 나오는데, 이를 하루 앞둔 시점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13일 15시10분경 재판부로부터 피고인(A씨)의 일방적인 형사공탁에 대해 전달받았다"며 "피고인과 일체 합의 의사가 없고 공탁금 역시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공탁 자체도 피해자에게는 신원이 누군가에게 또다시 노출되는 불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지극히 A씨의 이기적인 행태에 불과하다"며 "불쾌하고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형사 공탁이란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법원의 공탁소에 일정 금액을 맡겨 피해회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공탁금 납부는 가해자의 피해회복 노력으로 간주돼 감경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는 특례제도가 시행돼 가해자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몰라도 공탁이 가능해졌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취지였지만, 일방적인 공탁이 가능해지면서 선고 직전 공탁금을 내 감경받는 사례가 발생하며 '꼼수'라는 지적도 계속됐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A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A씨 측은 "그간 공소사실을 부인했지만, 최근 제출한 변론요지서 내용과 같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고, 황씨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황씨에게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 '기대하라'며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황씨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해 피의자로 전환하고 지난 8일 황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재판에 이르기까지 해킹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줄곧 부인하다가 지난 20일 범행을 자백하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재판부에 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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