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트림플레이션은 기회"...삼성·LG, 침체된 TV 해법 찾는다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7 07:08

수정 2024.03.07 07:08


LG유플러스 모델이 LG 스마트TV 'LG 채널'를 통해 FAS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모델이 LG 스마트TV 'LG 채널'를 통해 FAS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삼성전자의 FAST 플랫폼 삼성TV플러스에 게재된 영화 VOD 서비스 화면. KT알파 제공
삼성전자의 FAST 플랫폼 삼성TV플러스에 게재된 영화 VOD 서비스 화면. KT알파 제공


글로벌 FAST 시장 규모
(달러)
2019 2억
2020 8억
2021 24억
2022 44억
2023 63억
2027 120억
(옴디아)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업계가 하드웨어(제조)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 수익의 핵심으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FAST)' 플랫폼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TV 연간 출하량이 2억대 이하를 맴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FAST 플랫폼이 성장 정체기에 빠진 TV 사업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급부상하고 있다.

FAST 인력 보충하는 LG전자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HE사업본부는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 경력 사원을 모집 중이다. 모집공고에 따르면 선발된 경력 사원은 LG전자 TV의 FAST서비스인 'LG채널'의 기획과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비(非)하드웨어(Non-HW) 사업에 힘을 주는 LG전자는 최근 TV 제조뿐만 아니라 콘텐츠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미래비전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TV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기존의 제품 경쟁력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5년간 TV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1조원 투자를 밝힌 가운데,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지역 FAST 시장 선점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의 자체 FAST 채널인 'LG 채널'은 전 세계 29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약 2900개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FAST 시장 정조준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콘텐츠 플랫폼 '삼성TV플러스'에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출시했다. CJ ENM과도 손잡고 전용관을 마련했다. CJ ENM 전용관에서는 CJ ENM 채널의 일부 콘텐츠가 국내 FAST 서비스 중 단독으로 제공된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VOD를 1000개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OTT 구독료 상승에 FAST 시장 잠재력 커"

FAST는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만 있으면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실시간 채널 서비스다.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보는 기존 구독형 인터넷동영상사이트(OTT)와 달리 미리 방송사가 편성한 프로그램 순서에 의해 제공되는 채널을 시청한다.

FAST는 국내엔 생소한 개념이지만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일정 시간 분량의 광고만 본다면 구독료나 월 수신료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FAST 산업의 중심지인 북미 지역은 로쿠, 플루토TV, 피콕프리, 폭스 투비, 아마존 프리비 등 다양한 FAST 플랫폼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9년(2억달러)과 2022년(44억달러) 사이 20배 성장한 FAST 산업의 시장규모는 2027년에는 120억 달러(약 15조 89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7년 서비스 이용자 수는 11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 때문에 삼성과 LG는 FAST 시장이 침체에 빠진 TV 시장의 반등을 이끌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제조업체 가운데 FAST 플랫폼 사업까지 하는 경우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 유이하다"면서 "제품주기가 7년 이상인 TV 사업의 불안정성을 상쇄할 시장으로 향후 국내외 콘텐츠 배급사, 광고 파트너사와의 협업 등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각종 OTT와 케이블방송 구독 가격이 오르는 점 또한 FAST 플랫폼에는 호재"라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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