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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짝 날아간' 보잉, 1월 순주문 '0' [송경재의 새벽증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04:08

수정 2024.02.14 07:53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비행 도중 문짝이 뜯겨 날아가는 사고를 낸 보잉737맥스9 충격으로 보잉의 지난달 순주문이 제로(0)였던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사진은 2019년 3월 2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보잉 렌튼공장. 로이터연합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비행 도중 문짝이 뜯겨 날아가는 사고를 낸 보잉737맥스9 충격으로 보잉의 지난달 순주문이 제로(0)였던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사진은 2019년 3월 2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보잉 렌튼공장. 로이터연합


보잉의 1월 항공기 신규 주문이 사실상 멈춰섰다.

지난달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737맥스9 여객기의 문짝이 비행 중 뜯겨 나간 사고 충격이 컸다는 것이 순주문 제로(0)로 확인됐다.

보잉은 13일(이하 현지시간) 1월 항공기 신규주문 대수가 고작 석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주문취소가 석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신규주문은 없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신규주문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곳에서 낸 주문이다. 모두 737맥스 항공기였다.

보잉은 같은 기간 항공기 주문 3대가 취소돼 결과적으로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신규 주문이 단 한 대도 늘지 않았다.

보잉의 월간 항공기 주문 대수가 3대 이하에 그친 것은 팬데믹으로 각국이 공항문을 걸어잠그면서 항공교통이 사실상 멈춰섰던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보잉은 딱 한 대만 주문을 받았다.

주문취소와 신규주문을 더한 순주문이 단 한 대도 없었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2021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그 해 1월 보잉은 순주문이 -1이었다. 주문을 받은 것보다 주문 취소가 1대 더 많았다.

2021년 1월 역시 국제선이 막히면서 항공운항이 정상과 거리가 멀던 시점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항공 교통이 거의 멈춰섰고, 항공업계는 대규모 적자를 낸 바 있다. 이때문에 항공기 신규 주문은 엄두도 내기 힘든 때였다.

팬데믹 기간은 공교롭게도 그동안 베스터셀러였던 보잉 737맥스8 여객기가 20개월 동안 운항이 중단됐던 시기이기도 하다. 맥스8은 2018년과 2019년 잇달아 추락하면서 34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각국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5일 알래스카항공 소속 맥스9 여객기에서 쓰지 않도록 영구적으로 막아 놓은 출입구가 비행 도중 뜯겨나가면서 보잉 여객기에 대한 신뢰가 심각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보잉 신규주문이 창사 이래 월간 주문으로는 최대 규모인 369대에 이른 뒤여서 1월 주문 급감이 예상되기는 했다.

사상최대 신규주문은 항공사들이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회복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항공사들 실적 개선과 더불어 보잉 주가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지난달 5일 문이 날아간 뒤 보잉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보잉은 고전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초기에는 보잉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주가 전망에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들을 내놨지만 점차 일부에서 목표주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보잉은 사고 뒤인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주가가 19% 가까이 급락했다.

보잉 주가는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높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이날 장중 3% 가까이 급락했다.


보잉은 장중 2.8% 급락하는 약세를 보인 끝에 결국 4.87달러(2.33%) 하락한 204.46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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