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미 경기둔화의 또 다른 신호, 작년 노동자 퇴사 12% 감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1 04:14

수정 2024.01.31 07:46

[파이낸셜뉴스]
2022년 정점을 찍었던 미국의 퇴사율이 지난해 12%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미 노동부가 1월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9일 미 일리노이주 휠링 가로수에 구인 안내판이 붙어 있다. AP뉴시스
2022년 정점을 찍었던 미국의 퇴사율이 지난해 12%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미 노동부가 1월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9일 미 일리노이주 휠링 가로수에 구인 안내판이 붙어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지난해 퇴사율이 12% 감소한 것으로 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확인됐다.

퇴사율 감소는 지금 다니는 직장을 관뒀을 때 새 직장을 얻을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미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

미 물류업체인 '경기동향 풍향계' UPS가 이날 저조한 지난해 실적과 어두운 올해 실적 전망을 내놓는 등 미 경제가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는 조짐들이 뚜렷해지고 있다.

퇴사자 610만명 감소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지난해 12월, 또 지난해 전체 구인이직실태조사(JOLT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퇴사자 규모는 2022년에 비해 610만명 적었다. 12% 감소율이다.

12월 한 달 퇴사율은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팬데믹 당시 심각한 구인난 속에 어렵지 않게 새 직장을 찾을 수 있어 퇴사가 급격하게 늘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특히 노동자 부족이 심각했던 식당, 공장 고용주들이 앞다퉈 구인광고를 냈고, 직원 이력 조사도 생략했다.

또 직원들이 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임금을 올렸고, 노동계약서에 서명하면 특별 보너스도 지급했다.

그러나 2022년 말 메타플랫폼스를 시작으로 기술업체들이 지난해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올해에는 씨티그룹을 비롯해 월스트리트 금융사들까지 감원대열에 합류하는 등 감원 바람이 거세지는 가운데 임금 인상 속도가 크게 둔화됐고, 특정 업종에서는 신규고용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물밑에서는 둔화세 극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이체방크 선임이코노미스트 브렛 라이언의 말을 인용해 미 노동시장이 겉으로는 정말 좋아 보이지만 속에서는 심각한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실업률이 사상최저 수준인 3.7%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탄탄한 흐름을 지속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일자리 창출 대부분이 레저와 요식업, 정부, 보건 등 단 3개 산업에 집중됐다.

지난해 퇴사율은 팬데믹 직전 수준에 비해서도 낮았다.

2022년 5060만명이던 퇴사자 수가 지난해에는 4450만명으로 줄었다.

한편 퇴사율 감소는 임금상승률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임금상승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최대 배경으로 꼽고 있는 요인이다.


도이체방크의 라이언은 퇴사율 하락으로 인해 임금 인상 속도가 제한될 것이라면서 기업들은 기존 직원들을 붙잡아두고, 새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전 같은 대대적인 유인책을 쓸 필요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