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국제유가 5개월 만 최저...ETF·ETN 투자자 '발동동'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7 16:11

수정 2023.12.07 16:1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오펙 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 합의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을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정보. 2023.12.05.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오펙 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 합의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을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정보. 2023.12.05.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WTI 가격 추종 원유 ETF·ETN 등락률
(11월7일~12월7일)
종목 등락률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24.84%
KODEX WTI원유선물(H) ETF -13.58%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 -10.22%
KB S&P 인버스2X WTI원유 선물 ETN 32.69%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29.41%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가격을 추종하는 상품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확산된 영향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69.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유 수요가 높은 중국이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국제유가는 연일 약세를 보였다. 또 지난달 30일 OPEC+가 발표한 자발적 감산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의무 감산이 아닌 만큼 언제든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유가가 하락했다는 진단이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1300만배럴을 웃도는 한편 수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OPEC+의 감산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며 “OPEC+의 긴급 감산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유가를 강하게 끌어올릴 요소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WTI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의 수익률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WTI원유선물(H)’ ETF는 최근 한 달 간 13.58% 하락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도 같은 기간 13.70% 내렸다.

원유 ETF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개인은 이 기간 KODEX WTI원유선물(H)을 95억원, TIGER 원유선물Enhanced(H)를 12억원 순매수했다.

원유 생산업체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도 10.22% 하락했다. 통상 원유 생산업체 주가는 국제유가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N의 하락 폭은 더 크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24.84%),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4.83%),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4.73%) 등은 20%가 넘는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와 반대로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인버스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보고 있다.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의 한 달 수익률은 30%에 육박한다. ‘KB S&P 인버스2X WTI원유 선물 ETN’(32.69%),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29.41%) 등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진행된 OPEC+의 자발적 감산 정책에서 유가 상승 견인력이 약화된 만큼 사우디가 내년부터는 원유정책을 증산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의 월별 원유수입 규모는 답보 상태고, 미국 역시 경기 둔화로 당분간 원유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 측면에선 미국 원유생산이 11월 기준 하루 132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 수준인이다.
미국 내 원유생산 증가세는 사우디의 감산 정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사우디 역시 증산으로 선회, 국제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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