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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쏟아지는 저축은행 매물… 시장선 찬밥 신세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3 18:05

수정 2023.10.23 18:05

한화·상상인 이어 애큐온까지
새주인 찾고 있지만 관망 분위기
금융권 "저축銀 업황개선 불투명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울 것"
실적 악화에 쏟아지는 저축은행 매물… 시장선 찬밥 신세
올들어 실적 악화로 저축은행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M&A)시장이 들썩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매물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계열사 M&A로 몸집을 늘리거나 줄이는 곳도 있어 향후 업계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매물로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업황이 불투명한데다 대다수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위험을 겪고 있어 앞으로 저축은행 매물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상상인·애큐온 등 M&A시장에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저축은행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온데 이어 상상인그룹계열의 저축은행도 금융당국으로부터 매각명령이 내려졌다.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애큐온저축은행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특히 업계 7위인 상상인 그룹 계열의 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가 인수를 검토 중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대형 회계법인 등을 대상으로 인수 실사를 맡을 자문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수도권으로 영업망을 넓힐 수 있는 만큼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검토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현재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권에 영업기반을 두고 있는데 4대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수도권 영업권역을 확보하지 못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1조6100억원으로 업계 30위에 불과하다. 이번에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가 약 5조원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업계 7위 저축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되면서 앞으로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도 커 우리금융의 상상인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서울을 영업권으로 두고 있는 업계 6위 저축은행으로 국내 10위권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사모펀드(PEF)가 경영권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 애큐온을 인수한 베어링PEA는 올해 인수 5년째로 접어들어 조만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업황개선이 불투명한데다 앞으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 적극적인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상위저축銀, 엇갈린 행보

한편 상위권 저축은행들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 매각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곳도 있지만 적극적인 M&A계획을 밝힌 곳도 있다.

업계 4위 웰컴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웰컴금융그룹은 웰컴캐피탈과 웰컴자산운용을 매각하기로 하고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현재 Sh수협은행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OK금융그룹은 최근 대부업을 철수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OK금융그룹은 업계 2위 O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방은행인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지분도 갖고 있어 향후 1금융 진출도 예상된다.
OK저축은행은 DGB금융의 2대 주주, JB금융의 3대 주주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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