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마약 등 약물중독 의존성 감소시키는 이 식품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7 09:31

수정 2023.10.17 09:31

향정신성 약물 비의학적 사용, 뇌기능 저하돼
홍삼 섭취하면 의존성 감소시키고 해독작용해
마약 등 약물중독 의존성 감소시키는 이 식품은?

[파이낸셜뉴스] 홍삼이 약물중독으로 인한 금단증후군을 개선하고 의존성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의대 분자의과학 오세관 교수팀은 17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홍삼은 19세기 청나라가 아편중독자가 늘어났을 때 아편중독 치료제로 각광받으면서 가치가 높아진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연구팀이 약물중독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마약 등 약물남용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

약물남용이란 아편, 양귀비, 코카인, 헤로인, 모르핀 펜타닐 등의 향정신성 약물의 비의학적 사용을 의미한다. 약물을 남용하면 뇌기능의 생화학적, 기능성 장애를 초래하고 사고, 감정조절, 기억력, 수면, 스트레스 대처 및 정신운동 협응에 장애를 보인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10년 이상 지난 후까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마약 등 약물중독 환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약물남용은 가벼운 동기에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복용 후 도취감을 느끼게 되면 자발적으로 약물에 몰두하게 되고, 스스로는 탈출이 매우 어려워 완전 폐인에 이르게 되며, 사회적인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검찰청 통계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7월까지 국내 마약류사범 단속건수는 총 1만173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68건으로 37%가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10~20대의 마약 중독 치료자는 5년 동안 49%가 증가했다.

약물중독으로부터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약물의 완전 자제와 인격 및 생활패턴의 변화가 필수적이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약물중독에 대한 뚜렷한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홍삼, 모르핀 의존성 감소 및 간 수치 개선

오 교수팀은 모르핀 투여 중에 홍삼을 섭취하면 신체적, 정신적 의존성을 크게 감소시키고 해독작용을 하는 간 글루타치온 수치를 크게 개선시킨다는 점을 규명했다.

약물중독의 신체적 의존성을 측정하기 위해 40마리의 마우스를 모르핀만 투여한 그룹(10mg/kg, 대조군)과 홍삼추출물((250mg/kg) 섭취 후 모르핀(10mg/kg) 투여군(홍삼섭취군)으로 나누고, 7일동안 매일 같은 양을 투여했다.

7일째 모르핀 금단증후군을 유발한 후 모르핀 신체적 의존성 형성 마커인 마우스 도약행동(점프)를 30분 동안 관찰한 결과, 대조군은 도약행동이 40회 관찰됐다. 하지만 홍삼섭취군은 도약행동(점프빈도) 횟수가 50% 감소한 점을 확인했다.

약물중독(모르핀)에 의해 유발된 정신적 의존성 평가를 위해 조건장소선호도시험(CPP)을 진행한 결과, 홍삼섭취군의 조건장소선호도(CPP) 점수는 대조군 대비 3배 정도 낮아 약물중독으로 인한 심리적 의존성을 크게 낮추는 점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홍삼섭취군에서는 모르핀 중독으로 인한 간 글루타치온 수치를 회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간 글루타치온은 간의 해독에 관여하는데, 홍삼군이 대조군 대비 90% 정도 효과가 있었다.

오 교수는 “홍삼의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 모르핀 중독 마우스의 특이행동인 치아떨림을 억제했으며 Rg3 성분이 그루밍, 몸털기 등 금단증상을 크게 억제시킨 것으로 분석된다"며 "또 모르핀의 중독시 대뇌피질에서 마이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하는데 홍삼군이 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약물중독의 금단증후군을 개선하고 의존성을 억제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는 부작용 없는 천연물 중독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봉수 한림대학교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의과대학 석기태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총 94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48명에게는 홍삼(2g/day)을, 나머지 46명에게는 위약을 한 달 동안 섭취하도록 한 후 간 기능 검사, 피로 점수 및 장내 미생물 분석 검사를 비교했다. 그 결과, 홍삼섭취군에서 알라닌 아미노 전이효소(ALT)가 15%, 감마 글루타밀 전이효소(GGT)가 13% 각각 감소하고, 피로도는 21%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

알라닌 아미노 전이효소는 수치가 높을수록 간이 손상된 것을, 감마 글루타밀 전이효소는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와 간주변 담도가 손상된 것을 뜻한다.
위약 대조군에서는 통계학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홍삼 섭취 후 간 기능이 개선된 환자들은 위약군에 비해 알라닌 아미노 전이효소의 감소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내 특정 미생물들의 변화가 유의하게 연관돼 있었다.
이는 홍삼 섭취를 통해 장내 미생물들이 조절돼 아미노 전이효소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유해균을 감소시켜 손상된 간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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