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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웨스트필드·노드스트롬, 샌프란시스코 도심 철수한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5 06:48

수정 2023.06.25 06:48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형 소매업체들이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탈출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폐쇄된 한 소매상점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
미국 대형 소매업체들이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탈출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폐쇄된 한 소매상점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


미국 최대 통신사 가운데 한 곳인 AT&T, 대형 쇼핑몰 웨스트필드,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 등이 샌프란시스코 도심 엑소더스에 동참했다.

실리콘밸리를 품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한 때 가장 '핫한' 도시였지만 최근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도심이 슬럼으로 바뀌고 있다.


폭스비즈니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수개월간 많은 업체들이 샌프란시스코 도심 탈출 계획을 내놨다면서 AT&T 등이 이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T&T는 대형 업체 가운데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도심 엑소더스 계획을 내놨다. 최근 유니온광장 지역의 파월가 1번지에 자리잡은 샌프란시스코 매장 폐쇄를 결정했다. 이달 중순 폐쇄 결정을 내놓은 AT&T는 도심 매장 근무 직원들이 샌프란시스코 다른 지역 매장으로 재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장은 8월 폐쇄된다.

영화관 체인 시네마크홀딩스도 쇼핑몰 웨스트필드 샌프란시스코센터 안에 있는 영화관을 폐쇄하기로 했다.

영화관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시네마크 영화관이 들어가 있던 웨스트필드 쇼핑몰 역시 폐쇄를 결정했다. 쇼핑몰이 철수하고 건물은 다른 용도로 쓸 계획이다.

웨스트필드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지역의 매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고, 입점도 줄고 있으며 유동인구도 감소해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도심 공동화 문제는 정치 이슈로도 비화하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민주당 정부를 비난했다.

디샌티스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대변을 보고, 헤로인 마약을 하고, 크랙 코카인을 피우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이 도시는 생기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 정책으로 인해 도심이 붕괴됐다"면서 "이 정책들은 사람들을 이 지역에서 몰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샌티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범죄자들을 기소하지 않는다"면서 "도시가 침몰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로 슬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진보 정부가 인권을 중시하면서 공권력 동원을 꺼려 범죄가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런던 브림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디샌티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이 논쟁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의 몰락은 지속되고 있다.

노드스트롬 최고매장책임자(CSO) 제이미 노드스트롬은 도심의 역동성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과거 수년 동안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드스트롬은 샌프란시스코 도심 매장을 7월 폐쇄한다.

샌프란시스코 도심 공동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경제인력개발국의 주간 사무실 출근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1주일 간 사무실 출근율이 평균 45%에 그쳤다. 출근하는 이가 반토막 나면서 사무실 건물 공실률도 증가하고 있다. 올 1·4분기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공실률은 26%를 기록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범죄율은 낮아졌다.
올들어 18일까지 범죄 건수가 약 2만250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1% 줄었다.

절도, 폭행, 강간, 인신매매 범죄 건수가 줄었다.


반면 살인, 강도, 자동차 절도, 방화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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