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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3.0 시대의 슈퍼앱은 '월렛'이 차지할 것"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7 16:39

수정 2023.04.17 16:39

신민철 로똔다 대표
신민철 로똔다 대표
신민철 로똔다 대표

[파이낸셜뉴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월렛(코인 지갑)' 개념은 생소하다. 빗썸과 업비트 등 중앙화된 거래소(CEX)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월렛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때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월렛'은 필수를 떠나 당연한 개념이다. 블록체인에서 거래 장부는 네트워크(분산원장)에 있고, 거기에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도구인 키를 월렛에 담아 둔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면 키와 지갑도 당연히 갖고 있다. 다만,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지갑을 대신 보관해 주기 때문이 지갑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웹3.0 시대의 슈퍼앱은 월렛이 될 것"이라며 월렛 사업을 하는 곳이 있다. 올해 2월 '빗썸 부리또 월렛'을 정식으로 선보인 로똔다가 주인공이다.

로똔다의 신민철 대표(사진)는 1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최근까지 가상자산 등을 투기적인 상품으로 거래해왔지만 지불수단이나 게임의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기술적으로 진화하면서 사용자의 키와 지갑을 대신 관리하면 안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의 경우 중앙화된 거래소의 시장 만큼 개인 월렛 시장이 성장한 상태다. 신 대표도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원인치(1inch)의 하루 거래량이 최근 50억달러까지 올라갔다"며 "FTX 사태 이후 '네가 키를 보관하지 않으면 그 코인은 네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전 세계적인 부의 이전이 탈중앙화로 옮겨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로똔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주차에 월렛을 통한 송금 건수는 직전주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신 대표는 '빗썸 부리또 월렛'을 "국내 최초"라고 평가했다. 그는 "메타마스크 등 해외의 월렛 서비스는 국내 시장에 맞춰져 있지 않다. 메인넷 기반의 월렛 서비스는 다른 메인넷에서 사용이 힘들다. 스타트업들의 월렛 서비스는 일반 대중에게 기술적으로 보급되기 힘들다"며 "한국형·멀티체인·보급형 월렛 서비스는 빗썸 부리또 월렛이 국내 처음"라고 전했다.

'빗썸 부리또 월렛'을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해 로똔다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게임회사, 제약회사 등 광범위한 업체들과 업무제휴를 맺고 있다. 신 대표는 "사용자들이 코인을 거래하는 것 말고,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와 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비상장 코인, 스타트업 코인을 사용자들에게 소개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코인들이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ICO)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스타트업 코인에게는 성장 사다리로,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해외 진출이 불가능한 것과 달리, 해외 프로젝트와의 협업 논의가 활발한 편이다. 신 대표는 "거래소보다 규제 허들이 낮아 국내 소비자와 해외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과 홍콩 등의 프로젝트와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빗썸의 자회사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성장시키면서도 중앙화된 거래소(빗썸)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닷컴버블이 지나고 나서야,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업체들이 등장했던 것처럼 웹3.0을 주도할 서비스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웹3.0,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대륙으로 갈 수 있는 배가 월렛 서비스다.
빨리 써봤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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