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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당원 공천권 강화'로 한방 노린 안철수, 당내선 '글쎄'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1:19

수정 2023.02.20 13:29

당내 세력 약한 安, 당원에 힘주기
책임당원 모집 과정서 친안세력 구축 가능성
安, 과거 비례 당선권에 권은희·이태규 측근 배치
책임당원 문턱 높이면서 홍역 치를 수도
자객공천 과정서 당원들과 마찰도 우려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책임당원 공천 권한 강화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책임당원 선거인단제와 책임당원 배심원제로 낙하산 공천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지만, 역으로 책임당원 자격을 놓고 홍역을 치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책임당원 모집이 당내 세력이 약한 안 후보로서는 안철수계를 구축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 공정성 논란도 예상된다. 과거 국민의당 비례공천 과정에서 안 후보가 당시 측근이던 권은희, 이태규 의원을 당선권에 배치시킨 사례도 당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저격 공천' 계획을 밝힌 것도 정작 해당 지역구에서 표밭을 일구고 있는 당협위원장들과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어, 안철수식 공천개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는 지적이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안 후보는 책임당원이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과 민주당 강성 의원을 향한 저격공천을 골자로 하는 공천 공약을 지난 19일 발표했다.

안 후보는 "당원이 당의 주인이 되도록 개혁하겠다"며 당원권 강화와 공천시스템을 주제로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어 이같이 강조했다.

막말이나 줄세우기 등으로 지적을 받는 현역 의원에 대해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아닌 책임당원 배심원단과 여론조사 검증으로 공천 신청 자격을 박탈하고, 비례대표는 당원이 투표를 통해 직접 뽑을 수 있도록 '책임당원 선거인단'을 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에 들어온 안 후보의 정치이력상, 당내 입지가 약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 동시에 안 후보의 당내 세력확장을 책임당원을 통해 노리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때문에 공정성 논란은 불가피하게 따라붙을 전망이다.

비례대표를 뽑을 선거인단은 책임당원 중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하지만, 권리가 강화된 책임당원의 기준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책임당원 설정 과정에서 친안철수계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할 책임당원의 권한이 커지는 만큼 누가 책임당원이 될 것인지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인지도에 비해 당내 세력이 약한 안철수 후보가 책임당원 기준을 마련하고 모으는 과정에서 자기 세력을 만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당 관계자는 "비례대표로 한정해도 책임당원의 공천 권한을 강화한다면 책임당원에 대한 검증 문제도 제기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과거 국민의당 총선 과정에서 비례대표에 안 후보 측근들을 당선권에 배치했던 사례만 봐도 공정성 문제는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이재명계 의원에 맞설 자객공천도 안 후보의 공천 개혁의 불안 요소라는 의견도 나온다.

책임당원이 비례대표를 선정할 수 있게 권한을 강화하는 것과 별개로 지역구 전략공천 계획을 밝혔으나, 정작 수도권 지역구의 당협위원장 또는 해당 지역구 당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자객공천은 수도권에서만 최대 20곳의 전략공천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민주당 현역 이재명계 의원 지역을 집중공략하는 조기 공천으로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해도 기존 지역구 당협위원장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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