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韓여행객 오자 '전범기' 내건 日 숙소...따져 묻자 황당 답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6 07:53

수정 2022.12.16 11:09

A씨가 방문한 숙소에 걸려 있는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 깃발. 출처=네일동 커뮤니티, 뉴스1
A씨가 방문한 숙소에 걸려 있는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 깃발. 출처=네일동 커뮤니티,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일본 도쿄의 한 숙소가 한국인 투숙객을 노리고 전범기를 내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다.

16일 일본여행 커뮤니티인 네일동에 따르면 지난 7일 에어비앤비를 통해 도쿄 주조역 인근 숙소를 예약한 A씨는 해당 숙소에서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 깃발을 걸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짐을 맡기기 위해 입실 시간보다 이른 오전 11시에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런 깃발도 없었지만, 일정을 끝내고 오후 10시쯤 도착하니 문제의 깃발이 걸려있었다고 했다.

안전에 위협을 느낀 A씨는 즉시 다른 호텔로 이동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숙소 2층 외부에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라고 적힌 깃발이 걸려있다. 또 1층 현관문 위쪽에는 국가를 보호하고 황제를 존중한다는 뜻의 '호국존황'(護國尊皇)이란 팻말이 붙었다.


A씨는 결국 추가 비용을 낸 뒤 근처의 다른 호텔을 예약했다.

다음날 숙소 주인에게 찾아가 깃발에 대해 따져 물었을 땐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 국기를 달았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서라면 도어락이나 비밀번호를 설치해야지 왜 전범기를 달았냐고 물어보긴 했지만,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숙소 주인이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의도적으로 위협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한 네티즌은 "심지어 문 앞에 '호국존황'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며 "우익 수준이 아니라 국가주의 수준의 극우파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에어비앤비 측은 해당 숙소의 검색을 차단하고, A씨에게 환불과 추가 교통비 등을 보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비앤비는 2017년부터 '차별 금지 규정'에 따라 논란을 일으킨 숙박 업체의 등록을 취소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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