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8년 전 우크라에서 말레이 여객기 격추한 용의자 3명 '종신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8 13:00

수정 2022.11.18 13:00

네덜란드 법원, 2014년 MH 17편 추락 사건 범인 3명에게 종신형
러시아인 2명에 우크라인 1명, 친러 반군이 러시아 미사일로 범행
러시아, 유죄 판결 받은 범인을 인도하지 않을 전망
지난 2014년 7월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샤흐타르스크 인근에서 촬영된 말레이시아 항공의 MH 17 여객기 잔해.신화뉴시스
지난 2014년 7월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샤흐타르스크 인근에서 촬영된 말레이시아 항공의 MH 17 여객기 잔해.신화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법원이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반군 지역에서 200명 가까운 네덜란드인이 사망한 여객기 격추 사건과 관련된 3명의 용의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러시아 정부는 용의자로 종신형을 받은 러시아인들을 네덜란드에 넘겨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17일(현지시간) 판결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MH 17편 격추 사건과 관련해 살인 혐의로 기소된 4명중 3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1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3명중 이고르 기르킨과 세르게이 두빈스키를 포함한 2명은 러시아 국민으로 과거 러시아 정보당국에서 요원으로 활동했다. 나머지 1명은 우크라 국민인 동시에 친러 분리주의자로 알려졌다.


MH 17편은 2014년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우크라 동부 도네츠크주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았다. 당시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196명이 네덜란드 국민이었다.

사건 이후 네덜란드 주도로 말레이시아, 호주, 벨기에, 우크라 등이 참여한 국제 조사단이 출범했다. 조사단은 우크라 도네츠크주의 친러 반군 지도자였던 기르킨이 그의 부하 3명과 함께 MH 17편을 군용기로 오인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들여온 '부크(BUK)' 대공 미사일로 여객기를 공격했다며 이들을 기소했다.

17일 네덜란드 재판부는 MH 17편이 당시 부크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관련 피고인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선고에 "정의와 책임을 위한 중요한 평결"이라며 "이러한 범죄에 대한 면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트위터에 "헤이그에서 중대한 법원 판결. MH 17 격추범들에 대한 첫 선고"라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러시아의 모든 악행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썼다.

다만 이번 재판은 피고인 없이 진행됐다. 종신형을 받은 3명 모두 러시아에 체류중이며 러시아 정부는 사건 이후 MH 17이 우크라 미사일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사법당국 관계자는 판결 당일 인테르팍스 통신을 통해 종신형을 받은 러시아 국민 2명을 네덜란드에 넘기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헌법은 우리 국민을 외국에 넘겨주는 것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받은 2명 가운데 누구도 인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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