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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사무총장 “北 '풍계리 3번 갱도·영변 핵 단지' 활동 징후 정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7 08:31

수정 2022.11.17 09:36

영변 핵단지에선 5MW급 농축시설 가동 정황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주변에 신축건물
B-1B 랜서 2대 괌서 주일 미군기지로 전진 배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의 '폐쇄' 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의 '폐쇄' 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16~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IAEA 정기이사회에서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에서 활동 징후를 계속 목격하고 있다”며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 등에서도 일부 활동이 감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며 또 풍계리 4번 갱도에 대해선 “갱도 입구로 가는 도로가 재건됐지만 굴착 작업 등의 정황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실험장 재개방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IAEA에는 9월 이후에도 영변 핵단지에서 계속되는 활동과 건설작업을 목격하고 있다. 특히 '5MW급 원자로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이 가동 중인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폐기물 처리나 유지 보수 활동과 동일시할 수 있는 방사화학연구소의 활동은 지난 9월 말 이후로 멈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 핵프로그램의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하고 “지난 9월 말과 10월 초에는 실험용 경수로 냉각시스템을 실험하는 징후가 있었고, 10월에는 경수로의 냉각수 출구가 바뀌기도 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 검증에서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전면적이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즉시 협력하며 IAEA 사찰단 부재 기간 대두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곳곳에서도 새로운 건축물이 등장한 것으로 미루어 정황상 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 함경북도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 북부지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14일 자 위성사진엔 과거 지휘 본부로 추정되는 건물과 기차역 사이에 폭 약 52m, 너비 120m의 새로운 건축물이 보인다.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지붕이 덮이지 않은 이 건물의 서쪽과 북쪽 외벽에는 방으로 보이는 작은 공간 여러 개가 만들어져 있고, 중심부에는 대형 공간 3곳이 관측된다.

이 건물의 정확한 용도를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건물의 크기가 작지 않은 대형 공간이 만들어져 주목받고 있다.

로켓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14일 자 위성사진. 새롭게 만들어진 길 끝 부분(화면 왼쪽)에 직사각형 모양의 건축물이 들어선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Planet Labs
로켓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14일 자 위성사진. 새롭게 만들어진 길 끝 부분(화면 왼쪽)에 직사각형 모양의 건축물이 들어선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Planet Labs
현재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곳곳에선 크고 작은 공사가 계속되고 엔진시험장에는 새롭게 길이 뚫리고 그 끝부분에 새로운 건축물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축물은 기존 엔진 시험대와는 불과 200m 거리에 약 30m 길이의 직사각형 콘크리트 틀 위에 정사각형 구멍 10개가 뚫린 형태다.

동창리 발사장의 대규모 공사는 지난 3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서해위성발사장의 ‘현대화’ 작업과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존보다 더 큰 발사체 발사를 위해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신축 건물 등장과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관련 시설과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최근 주일 미군기지에 전진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B-1B 2대가 14일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서 식별됐으며 기지 착륙 후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근 5년 만에 하루 연장된 '비질런트 스톰’ 마지막 날 훈련 참가를 위해 한반도에 전개된 B-1B 랜서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약 60톤의 폭탄 탑재로 대도시 하나를 붕괴시킬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

이에 따라 최근 괌에 배치됐던 B-1B가 이륙 후 20~30분 내에 북한에 도달할 수 있는 주일미군기지에 전진 배치된 배경이 무엇인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B-1B 랜서의 핵투발 용도는 1993년의 START II 조약에 따라 폐지됐고, 1995년엔 관련 하드웨어의 제거를 완료해 재래식 무장만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옛 전술공군사령부인 공군전투사령부 소속이었다.

현재 미국 공군의 핵투발 폭격기는 B-52와 B-2만 임무를 지정하고 명령 체계 역시 미 공군의 핵전쟁 담당 사령부인 지구권타격사령부에 속해 있다.

하지만 2015년 4월 미 공군은 다가오는 핵위협에 맞서기 위해 모든 B-1을 같은 해 10월 부로 공군전투사령부에서 다시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로 이관시켜 현재 B-1B는 지구권타격사령부 예하 제7, 28폭격비행단에서 운용 중이다.

미 공군 B-1B 폭격기. 가변 형 주날개와 터보팬 애프터버닝 엔진이 결합돼 장거리, 기동성 및 고속을 제공하는 동시에 생존성을 향상시킨다. B-1B가 날개를 후퇴하고 고속으로 기동하고 있다. 사진=미 태평양공군
미 공군 B-1B 폭격기. 가변 형 주날개와 터보팬 애프터버닝 엔진이 결합돼 장거리, 기동성 및 고속을 제공하는 동시에 생존성을 향상시킨다.
B-1B가 날개를 후퇴하고 고속으로 기동하고 있다. 사진=미 태평양공군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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