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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일문일답] “모든 항공규정은 피로 쓰여졌다”..남궁훈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9 13:40

수정 2022.10.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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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홍은택 각자대표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 기자회견

남궁훈 대표 19일 전격 사퇴..홍은택 단독체제로 전환

[파이낸셜뉴스] 카카오 남궁훈 각자대표가 19일 전격 사퇴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대표이사는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단독으로 맡는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나며 ‘모든 비행규정은 피로 쓰였다(All aviation regulations are written in blood)’라는 문구를 거듭 인용했다.

남궁 대표는 “모든 항공규정은 피로 쓰여졌다라는 말이 있다”며 “비행을 하며 일어난 수많은 사고들과 사례 공유를 통해 조금 더 안전한 하늘 길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우리 IT산업도 이 길을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박범준 기자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경기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이용자분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홍 대표는 "카카오 또한 데이터센터 전체가 셧다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응했는데 그 부분에서 판단 오류가 있었다"며 "이번 사태 가장 큰 교훈이다"라고 토로했다.

다음은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일문일답.

ㅡ지연 원인 설명과 관련해 이중화 조치가 돼 있었다고 했지만, 개발도구는 이중화가 돼 있지 않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홍은택 대표
한가지 예를 들면 서버를 자동으로 배포하는 시스템이 있다. 서버가 3만2000대가 있다. 서버가 꺼진 후 서버 배포 자동화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서버를 일일이 수동으로 부팅하고 배포해야 한다. 대수가 많다 보니 서버 자동화배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비스 운용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중화 돼 있지만, 도구가 안 됐단 건 아키텍처상 치명적 오류였다. 카카오는 그 목표(개발도구 이중화)를 향해서 갈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설계 시험 가동 등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건물 짓고 있고, 2023년에 완공된다. 동시에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데이터센터 관리물을 추진하고 있고, 협의 중이다. 2024년 1월에 건설에 돌입한다.

ㅡ오늘부터 이용자 피해 보상 관련해 채널을 열었다. 보상안 구체화 일정이 궁금하다.
▲홍은택 대표
여러 방안이 있다. 유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피해를 바로바로 보상하고 있다. 무료 서비스 피해에 대해선 사례를 받아보고 정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접수 채널을 이용자들이 모를수도 있으니 2주 정도는 열어둬야 하지 않나 싶다.

ㅡSK C&C와의 피해보상 구상권 관련해서 계획은.
▲홍은택 대표
SK C&C와 구상권 청구 문제는 지금 논할 게 아니다. 사고 처리가 끝나면 시작되지 않을까 싶은데, 현재로써 카카오는 카카오가 할 일을 하겠다.

ㅡ보상과 관련해 자금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보험을 든 게 있는지.
▲홍은택 대표
'기업휴지보험'을 들진 않았다. 우리 보상 규모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보험 가입은 돼 있지 않다.

ㅡ(정부와 정치권은)민간이 운영하는 기간통신망에 가깝다고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 이득을 위해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홍은택 대표
대통령이 어떤 뜻으로 말했는지 모르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국민 여러분의 많은 사랑으로 있어 왔었고, 그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원칙 외 정부에서 어떤 제도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카카오 서비스는 공공서비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책임감 등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노력하겠다.

ㅡ원인규명 등에 대해서 어떻게 조사해 나갈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달라.
▲홍은택 대표
직접 원인 밝히는 건 어렵지 않을 듯하다. 간접 원인은 이중화가 용이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작업자 부분이 이원화가 되지 않았을 때는 우선순위 경중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간접적인 원인을 파다 보면 그렇게 됐을 때 진정한 해결책이 될 것 같다. 이용자들의 불편없는 사용이라는 게 최우선 가치 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ㅡ남궁훈 대표 사의로 경영진 변화가 있는지.
▲홍은택 대표
남궁 대표 사의로 새 대표 선임은 지금으로써 고려하지 않는다. 단독 대표로 경영하게 될 것이다. 남궁 대표가 추진했던 여러 사업이 있는데 그대로 유지되고 추진될 것.

ㅡ이맘때쯤 환경·사회·지배구조(ESG)평가지표가 나온다. 이번 사태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홍은택 대표
ESG 평가 등급을 잘 받기 위해서 ESG 활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질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 활동의 첫번째는 이용자들이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책무다. 평가등급이 내려가고 올라가는 등의 문제보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소홀히 해서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세울 계획을 한 것이다.

ㅡ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도 국정감사에 출석이 예정돼 있다. 카카오 성토장이 될 것 같다. 피해보상 방안과 재발방지대책 이야기 나올 텐데, 반복됐던 측면이 있다. 근본적으로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홍은택 대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질책을 카카오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생기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직접 원인을 말하자면, 데이터센터는 국가안전시설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한번도 셧다운 된 상태가 없었던 것 같다. 카카오 또한 데이터센터 전체가 셧다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응했는데 그 부분에서 판단 오류가 있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이다. SK 판교데이터센터도 그렇고 여러 자연재해에 잘 대비돼 있다. 먼지도 안 생기게 철저히 관리되는 시설인데, 불운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화재난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가 셧다운 됐다. 화재 현장에 가봤는데, 지하 3층 리튬 배터리에서 화재가 났다. 리튬배터리가 타면서 UPS(전력 공급이 없을 때 별도로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도 탄 것 같다. 천장에 화재가 났는데 카카오 서버와 연결되는 전선 케이블이었다. 그러면서 수천대의 전원이 내려갔다. 이런 사고를 예상하지 못했던 걸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한곳이 셧다운 되도 서비스가 신속히 복구돼 불편없이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

ㅡ자체 IDC 완공 전까지 대응책은.
▲홍은택 대표
양쪽 보완이 필요한데, 개발자들 주요 작업 및 도구가 이중화 되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판교 데이터센터의 이중화는 해석하기 나름인데, 전력공급이 중간에 끊기면 서버는 이걸 정전으로 인식한 후 다운되는 걸로 인식한다. 배터리 이용해서 전력공급이 끊겨도 15분 간 전력 공급 안정화 될 수 있게 하는 게 배터리다. 그런데 리튬배터리가 불탄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는 두개의 선로를 개설해서 이중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ㅡ공시에 재무적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홍은택 대표
투자자 위해 직접 공시한 것. 다른 사업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의미다.

ㅡ기존 사업, 기획 중인 사업의 지속성은.
▲남궁훈 대표
권미진 수석 부사장 밑에서 계획된 건 그대로 진행될 것이다. 제가 퇴사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조언하는 역할 할 것이다.

ㅡ주가 15만원 약속했다.
▲남궁훈 대표
주가가 올라가기는 커녕 떨어졌다. 기대에 못미쳐 죄송한 마음이다.

ㅡ공시를 통해 SK C&C와 보상청구권 논의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진전된 협의가 있는지.
▲홍은택 대표
투자자들이 알고 싶은 걸 미리 알려드리고 싶었다. 이번 사고의 1차 원인은 SK C&C에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에 대해 논의하는 수순이다. 지금 당장 SK C&C와 논의를 나누고 있진 않다.

ㅡ이원화 과정에서 DR(재난회복) 시스템 제대로 갖춰져 있었나.
▲홍은택 대표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식으로 DR이 돼 있다.

ㅡSK C&C와 SLA(서비스 수준의 계약) 돼 있는지. 다른 민간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계획은?
▲홍은택 대표
그건 지켜봐야 할 것 같다. SK C&C 데이터센터 입주사는 카카오를 비롯해 20개 사업자가 있는데, 모두 표준계약을 했을 것 같다. 우리의 요구사항도 반영이 될 것 같은데, 면책조항 등에 대해선 양사 간 주장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판교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는 무겁고 큰 장비들이다.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3만2000대를 다른 데로 옮긴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ㅡ김범수 복귀설도 나온다.
▲홍은택 대표
지금 경영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관여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선택적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ㅡ주가 부양 일환으로 쪼개기 상장한다는 비판 있다. 향후 쪼개기 상장은 추진하지 않는 것인가.
▲홍은택 대표
쪼개기 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비스를 키워야 할 게 있을 때 씨를 밖에 뿌려서 벤처방식으로 빠르게 성장시키는 길을 걸어왔다. 그들이 카카오라는 회사를 벗어나서 똘똘 뭉쳐서 키워냈다고 생각한다. 카카오 주가에는 계열사 지분가치가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쪼개기 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씨를 뿌려 성장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쪼개기 상장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사회적 기대를 봤을 때 유용했냐는 부분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보겠다.

ㅡ서버가 한곳에 몰려 있었다는 비판도 있다.
▲홍은택 대표
9만대가 4군데에 분포돼 있고 사고가 났을 때 백업할 수 있다. 판교는 30% 정도 갖고 있는데, 여기가 메인 데이터센터라서 복구가 지연된 부분이 있다. 추가로 안산에 12만대 서버, 서울대 캠퍼스에도 그 정도 규모로 지어서 늘어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ㅡ서비스 사용자 수 줄었는지.
▲홍은택 대표
지금 현재 목표는 이탈을 막아야겠다는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들을 괜찮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ㅡ각자대표 중 남궁훈 대표가 사퇴하는 이유는. 재난소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남궁훈 대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관리의 책임이 제가 맡고 있는 조직 중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있다. 시스템실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 조직 구조상 제게 책임이 있다. 사임 후 재발방지위원회 소위에서 위원장을 맡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추가 예산 확보, 인력 등 문제에 대해서 방점을 두고 일하려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다. 그 중요함을 모르다가 없어졌을 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것처럼 정보기술(IT) 회사 운영에서 중요한 요소다. 지난 시간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해당 영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깊어야 한다는 반성이 있었다. 책임지고 그만둔다기보다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쪽으로 제 방향을 잡았다. 카카오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IT업계의 불행이라고도 생각한다. IT업계에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어떤 문제로 인해 발생하게 됐는지 세세히 조사할 것이다. 인프라를 담당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참고할 수 있게 공유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ㅡ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행보 계획 중인가.
▲홍은택 대표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직에서 주식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주주에게 큰 피해 끼쳐 죄송하다. 서비스 근간 다시 세우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 주주신뢰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

ㅡ메타버스 등 사업 경로 변화는 없는지. 이번 사태로 글로벌 서비스도 영향 받았는데, 글로벌 확장 계획에 차질은 없는지.
▲남궁훈 대표
카카오 글로벌 확장 계획은 제 독단적 결정이 아니다. 전직 경영진들이 모여 글로벌 사업 방향을 진행한 것이다 변함 없다. 현 상황으로 인해 반성한 부분은 있지만, 글로벌 확장이 영향받진 않을 것이다. 방법론적으로는 추가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은 복안으로 생각 중이다. 특히 서비스 기획 초기가 중요한데, 기획이 완료된 상황이고 세부 기획이나 개발 등 일정 정도 남겨둔 상태이다. 권미진 수석 부사장이 잘할 것이다.

ㅡ고지 의무에 있어 부족했던 것 같다. 예상 피해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홍은택 대표
고지 의무에 대해선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장애 발생에 대한 고지 의무는 카카오톡만큼 이용자에게 메시지 전달하기 위한 채널이 없어서 트위터와 같은 채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중단 시 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겠다.

ㅡ김범수 센터장이 고발당했다.
▲홍은택 대표
소송이나 법적 분쟁에 대비해 나름 시스템을 보강하겠다. 아직 이런 것들에 대비해 본격적인 법률 대응팀을 만들거나 하지 않고 있다. 상황을 보겠다.

ㅡ별도의 안전조치 기구 따로 만들 계획이 있는지.
▲홍은택 대표
필요하면 그 조직 만들 수는 있다. 계열사들을 통들어서 관리하는 안전 감독청과 같은 조직은 검토해보겠다.

ㅡ골목상권 침해 등도 있었고, 카카오 그룹 내 사회적 책임 강화하는 프로세스 마련할 계획이 있는지.
▲다시 한번 실망시켜 죄송하다. 기본적인 서비스 안정성이 흔들렸다. 그 충격이 저희한테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안으로 실망 안겨준 것과 묶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검토하겠다. 국민 여러분들이 불편함 없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신뢰 회복의 첫 걸음일 것 같다.
내부적으로 무엇을 쇄신해야할지 고민해보겠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미희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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