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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궈차오

노주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1 19:05

수정 2022.08.21 19:05

지난 5월 경찰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의 이드카 모스크 앞을 순찰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경찰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의 이드카 모스크 앞을 순찰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나이키, 아디다스, H&M, 버버리, 뉴발란스, 퓨마, 타미힐피거 등 세계적 스포츠·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 등 원자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에 질세라 대대적 불매운동에 나섰다. 온라인몰에서 이 상품은 차단됐고, 디지털 지도에서 매장의 위치정보가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면화 수확에 강제동원하는 것은 물론 수용시설에 가두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올 6월 미국에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이 정식 발효됐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의 미국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궈차오(國潮)는 이때 움텄다. 궈차오는 중국을 뜻하는 '궈(國)'와 유행이나 트렌드를 뜻하는 '차오(潮)'의 합성어. 외국 브랜드 대신 자국 브랜드를 우선시하는 중국의 애국소비 성향을 일컫는다.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와 링링허우(2000년 이후 출생)가 주축을 이뤘다. 온라인·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다.

이들을 샤오펀훙(小粉紅)이라고 부른다. '작은 분홍색'이란 뜻이다. 맹목적 애국주의로 무장한 누리꾼을 지칭한다. 1995년에서 2009년 사이에 출생한 인구를 가리키는 중국 Z세대는 무려 3억명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중국 소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에 시작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에 따른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한국 유통·패션 업체가 최근 매장정리에 이어 중국 내수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롯데와 아모레퍼시픽 등 유통·화장품·패션 업체들의 현지 철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궈차오를 주도하는 샤오펀홍은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선봉에 선 196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홍위병을 상기시킨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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