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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586 용퇴' 말 꺼내자..민주당 내부회의서 책상치며 고성 오갔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6 08:17

수정 2022.05.26 10:40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사진=뉴스1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6·1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박지현·윤호중 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최근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최강욱 의원 징계,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용퇴론을 포함한 당 쇄신안 등 갖가지 현안을 두고 이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두 수장의 충돌 여파는 민주당 지도부뿐 아니라 당 전체로 퍼질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 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첫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대선 때 용퇴 선언이 있었지만, 은퇴를 밝힌 분은 김영춘, 김부겸, 최재성 정도다. 선거에서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순 없다. 우리 당은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대중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대국민 호소를 '개인 의견'으로 축소한 윤호중 위원장의 발언을 의식한 듯 "아무 말도 못 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다.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극렬 지지층 문자폭탄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비대위 비상징계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최강욱 의원의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겠다. 온정주의와 결별해야만 쇄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박 위원장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윤 위원장 등 선대위 지도부 회의는 살얼음판이 됐다. 당초 이날 회의는 공개로 진행된 뒤 폐회할 예정이었지만 약 15분간 별도의 비공개 회의가 진행됐다. 비공개 회의에선 밖에서 들릴 정도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에게 "지도부로서 자격이 없다"며 말하며 책상을 내려친 뒤 회의장 밖으로 뛰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위원장은 "노무현 정신은 어디로 갔느냐, 왜 저를 뽑았나"라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회의 후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주장한 586 용퇴론에 대해 "지금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당의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그곳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를 통해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쇄신안 발표 예고에 대해 "따로 논의는 없었다. 금시초문"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불리하니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한편 박 위원장은 회의 후 "민주당이라면 이런 다양한 의견을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와 협의된 내용이 분명히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윤 위원장도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당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의 사과에 "우리가 내로남불했던 거랑 다르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몸부림"이라고 평가한 뒤 윤 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선 "무책임한 얘기"라며 "국민들이 보기에 공동비대위원장이 엇박자를 내고 소통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면 국민들 마음을 살 수 있겠느냐"고 말해 박 위원장을 옹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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