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윤석열-안철수, 전격 회동 "尹정부 성공 위해..공동정부 흔들림 없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4 21:06

수정 2022.04.14 21:06

윤석열 회동 제안, 안철수와 만찬 회동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배석
장제원 "분위기 아주 좋다, 웃음 가득"
尹-安, 양측 이해관계 접점 찾은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월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월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전격적으로 만찬회동을 하면서, 내각 인선으로 빚어진 갈등 봉합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초대내각 구성에 안철수 위원장이 추천했던 인사들이 결국 모두 배제되면서 안 위원장이 이날 공식일정을 취소하는 시위에 나서자, 윤 당선인이 만찬 회동을 제안해 안 위원장과의 만찬이 성사됐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이날 만찬 회동에서 흔들림 없는 공동정부 구성을 재차 다짐했다.

이같은 급격한 기류 변화는 대선 이후 마땅한 출구전략이 없는 안 위원장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윤 당선인의 이해관계가 겹치면서 성사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尹·安 "공동정부 흔들림 없다"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 모처에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만찬 회동을 가졌다.

장제원 실장은 파이낸셜뉴스에 문자를 보내 "분위기가 아주 좋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웃음이 가득했다. 국민들 걱정없이 공동정부, 한치도 흔들림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으로 일단 파국까지 우려했던 인수위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 위원장의 이날 공식일정 전면 취소라는 무력 시위를 놓고 일각에선 안 위원장 외에도 국민의당에서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터져나왔다.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도 취소됐다. 같은 시각 윤 당선인이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브리핑이 취소된 이유도 있지만, 안철수계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내각 인선 여파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날 오후 까지만 해도 안 위원장의 행보에 윤 당선인은 완강한 모습이었다. 전날 자신과 안 위원장이 만나 안 위원장에게 이번 내각 인선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눴고, 안 위원장도 수긍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는 게 윤 당선인의 입장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에서 안 위원장의 일정 보이콧과 관련, "(안 위원장이) 저랑 얘기할 때는 그렇게 안하시고 본인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기자들 얘기하는 게 이해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안 위원장으로부터 (인사)추천을 받았고,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충분히 어제(13일) 설명을 드렸다"며 "본인이 불쾌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장관 후보자 추가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장관 후보자 추가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사진=서동일 기자

■일단 갈등 봉합, 이해관계 일치

완강했던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에게 이날 전격적으로 만찬회동을 제안하면서 상황은 쉽게 풀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같은 갈등 해소 국면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 위원장이 출근 거부 등으로 시위에 나서도, 마땅한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과 윤 당선인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공동정부 구상을 파기할 경우 정치적 리더십이 크게 손상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각 인선 국면에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갈등 기류는 오래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서로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교집합을 금방 찾았다"고 진단했다.

한때 안 위원장의 인수위원장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가능성은 낮았다. 윤 당선인 측은 여전히 공동정부 구성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공동(정부) 운영 원칙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각료 추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정부와 공공부문에 주요 포스트를 선발하고 지명·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 위원장과 갖는 공동 국정정신을 기반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윤홍집 오은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