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조달러 '아프간 희토류' 눈독 들이는 중국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8 18:25

수정 2021.08.18 18:42

구리 매장량 세계 2위 달하는
광산 개발사업 재개까지 노려
탈레반 집권에 우호적 태도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이 탈레반에게 함락된 아프가니스탄 내 풍부한 구리와 희토류 자원 개발을 노리고 있다.

1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매장량 기준 세계 2위 규모 구리 광산인 아이낙 광산 개발 사업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국유기업인 중국야금(MCC)은 지난 2009년 인프라 건설을 포함하는 조건으로 아프간 정부가 발주한 아이낙 구리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

당시 MCC는 800km의 철도 부설, 400메가와트급 발전소 및 용광로 건설 등 패키지를 제시해 함께 응찰한 캐나다 기업을 제치고 30년간 개발권을 따냈다. 다만 카불의 안전 문제 때문에 지금까지 광산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또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자회사인 페트로차이나가 참여한 아프간 북부 파르야브 지역 등에서의 유전 개발 사업도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2011년 12월 아프간 정부와 25년간의 유전 생산 계약을 4억달러에 체결했으나 역시 정세 불안 속에 사업은 정체 상태다.

발전 분야에서도 지난 5월 중국 기업들이 300메가와트 생산 규모의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4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미뤄졌다.

또한 아프간에 매장된 최소 1조달러(약 1170조원) 규모의 희토류의 행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를 노리는 국가 중 한곳이 중국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이날 아프간을 점령한 탈레반의 손에 대량의 희토류가 쥐어진 셈이라며 보도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사말리아 칸은 이 같은 대량의 희토류가 아프간에 방치된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칸은 "어떤 국가든 희토류 등 자원을 캐기 위해선 인도적인 조건 등을 포함한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의 희토류 광산 개발권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무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CNBC는 중국이 아프간 희토류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칸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후 중국이 신속하게 탈레반의 집권을 승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프간의 희토류는 미국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또한 2017년 9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기업의 아프간 희토류 개발에 대한 협력을 약속받은 바 있다.
아프간 철수를 공약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8월 갑작스럽게 병력 증원을 결정한 배경에도 중국의 아프간 희토류 독점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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