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줄줄이 법정 선 총수들… 기업, 오너리스크에 발목 잡힐라

김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8 18:12

수정 2021.06.28 18:12

이재용·최신원·구본상·박삼구 등
경영권 승계부터 횡령·배임까지
경영과 직접 연관…결과에 주목
줄줄이 법정 선 총수들… 기업, 오너리스크에 발목 잡힐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고 또 지속가능경영을 의미하는 'ESG'가 대두됐지만, 여전히 법정으로 오는 재벌 총수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오너들의 사법리스크는 ESG 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을 시작으로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재판 등이 대표적이다. 자본시장법 위반이나 특정경제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인데 기업 경영과 직접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재판... 전문위원 의견 핵심

이 부회장의 재판은 형사와 행정 소송 두 가지다.
형사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7차 공판까지 진행됐다. 현재 프로젝트G 문건 작성에 참여한 의혹을 받는 증인신문이 진행중이다.

행정소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2차 제재에 대한 시정 요구 취소 소송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가 심리 중이다. 지난 2018년 11월 시작한 이래 2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리고 해임권고 등 처분을 내렸는데, 이에 대한 불복 소송이다.

이 소송에서 재판부는 지난 4월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된 정재욱 대전대 회계학과 교수가 지난 17일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 중이다. 400페이지 분량의 의견서에는 '분식회계가 맞다'는 내용이 주로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지난 주 열린 형사재판에서 이 의견서를 증거자료로 냈다. 검찰 측은 "중요한 쟁점이라 증거로 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측이 이 의견서가 잘못됐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하는지가 형사재판과 행정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최신원 재판... 조대식과 병합 관심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차남 최 회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 사건을 심리 중이다. 현재 6차 공판까지 진행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호텔 빌라 거주비,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자금 지원 등을 명목으로 SK네트웍스·SKC·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했다고 보고 있다.

유사한 혐의로 SK 2인자 조대식 SK수펙스 의장도 재판에 넘겨졌다.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SKC가 900억원가량을 투자하게 했다는 혐의다. 최 회장과 사건이 병합될지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조 의장 측 입장을 들어보고 병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구본상·박삼구·조현준·정몽진 재판도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1330억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상 LIG 회장과 그 동생 구본엽 사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 LIG 주식매매에 대한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1만481원이던 주식 평가액을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6월 30일 LIG 주식을 매매하면서 허위 평가한 주당 금액 3846원으로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민 혐의도 있다. 이때 구 회장과 구 사장은 자신들의 계좌에서 양도인들의 계좌로 주식매매 대금을 보내 금융거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이듬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 전체를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저가 매각하며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며 아시아나항공이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로 본인이 대주주인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판 중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이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와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KCC 납품업체 등 10개사 등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된 정몽진 KCC 회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