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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이낙연표 통합의 정치를 기대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30 18:22

수정 2020.08.30 18:22

코로나 협치가 시험대
혁신 가속화에도 주목
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뽑혔다. 29일 열린 사상 첫 온라인 전당대회에서다. 이 의원은 자가격리 중이라 집에서 동영상으로 수락연설을 했다. 차기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대표는 "5대 명령을 이행하는 데 역량을 쏟아넣겠다"고 다짐했다. 5대 명령 가운데 우리는 특히 코로나 전쟁 승리,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에 주목한다.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가 코로나 극복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이 대표가 즉각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 위원장을 만나 초당파적 해법을 논의하길 바란다. 코로나 사태는 일파만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하루에 800명에서 2000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수도권 2차 유행이 터진 뒤 정치권이 보인 행태는 실망 그 자체다. 역병을 잡는 데 힘을 모으기보다는 책임을 상대 당에 떠넘기는 데 급급했다. 이 대표가 속히 이를 바로잡기 바란다.

통합의 정치도 당파를 초월한 코로나 해법이 출발점이다. 이 대표는 "국난 극복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단연 통합의 실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년 전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지켜질 걸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뒤 독선과 독주는 더 거칠어졌다. 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는 동안 이 대표는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발언으로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앞으로도 이 주특기를 살려나가기 바란다.

무엇보다 거여 집권당을 이끌 신임 대표가 혁신의 가속화를 다짐한 게 반갑다. 이 대표는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규제를 혁파 또는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흔히 규제공화국이라 부른다. 문재인정부 들어 규제의 주범은 다름아닌 민주당이다. 타다금지법을 주도한 것도 민주당이고, 지금 재계가 극력 반대하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을 주도하는 것도 민주당이다.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양향자 의원은 "경제는 여전히 민주당 것이 아니다"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첨단기술을 이끄는 정당, 이것이 민주당의 새로운 이미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의 말을 실천에 옮기면 된다.

이낙연 대표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 "우리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그것은 승리"라는 말로 수락연설을 마무리했다. 처칠은 1940년 5월 13일 하원에서 '피와 수고, 눈물, 땀'으로 알려진 저 유명한 연설을 했다. 당시 영국·프랑스 연합군은 독일 나치군에 쫓기는 신세였다. 그러나 2차 대전의 최종 승자는 독일이 아니라 영국이었다.
코로나 국난은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고된 싸움이다.
이 대표가 처칠과 같은 강인한 기개로 방역·경제 두 전선에서 코로나 국난 극복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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