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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쫓아오면 두걸음 더… 낸드 세계1위 삼성의 초격차 투자 [삼성, 평택공장에 8조]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1 18:10

수정 2020.06.01 18:32

점유율 이미 3분의 1 차지하지만
美·日·中기업과 기술격차 더 벌려
7세대 160단 이상 낸드 가시화
평택, 5년만에 반도체 복합기지로
한발 쫓아오면 두걸음 더… 낸드 세계1위 삼성의 초격차 투자 [삼성, 평택공장에 8조]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2공장에 8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등 고성장 중인 첨단 정보기술(IT) 시장을 선점하고 낸드 분야의 기술 초격차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건설 중인 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2공장에 8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등 고성장 중인 첨단 정보기술(IT) 시장을 선점하고 낸드 분야의 기술 초격차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건설 중인 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일 반도체 생산용 경기 평택 2공장에 약 8조원을 투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은 메모리 분야 글로벌 1위 업체로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후발주자인 일본 키옥시아, 미국 마이크론 등과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거세게 쫓아오는 중국 기업들의 맹추격을 뿌리쳐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낸드플래시는 개인용컴퓨터(PC)에 들어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되는 메모리반도체다. 올해 1·4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33.3%로 1위이고, 19%인 키옥시아가 2위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어려울 때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고 밝힌 후 반도체사업에만 19조원에 달하는 투자결정이 이뤄지는 등 삼성이 '기술 초격차'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낸드플래시 업계 선두 굳히기

이날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공장에 낸드플래시 라인을 신설키로 결정하고, 내년 하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서 업계 선두 지위를 한층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4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135억8180만달러(약 16조6600억원)로 전분기 대비 8.3% 증가했다. 특히 올해부터 5세대(G) 보급 확대로 데이터 사용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도 삼성전자의 시장 지위를 탈환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100단이 넘는 고층 낸드메모리 양산기술을 선보인 이후 마이크론도 이달부터 128단 낸드 양산을 시작한다. 중국의 양쯔메모리(YMTC)도 지난달 128단 낸드 개발에 성공, 올해 양산키로 했다. 후발주자들이 1년여 만에 기술추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기술 초격차'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날 8조원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6세대, 100단 이상의 낸드 생산능력이 대폭 향상된다. 생산시설은 국내 평택(6세대 이상 낸드)과 중국 시안(5세대 낸드) 등 2개의 큰 축으로 이뤄지면서 해외 수요에 분산대응할 수 있게 됐다.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100단 이상의 6세대 낸드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엔 160단 이상의 차세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낸드를 개발할 때 수요업체 입장에선 제품의 용량뿐 아니라 응답속도, 절전기능 등도 모두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현재 주력제품인 삼성의 6세대 제품은 5세대 낸드보다 성능을 10% 이상 높이면서도 동작전압을 15% 이상 줄였고, 공정 수와 칩 크기를 줄여 생산성도 20% 이상 향상됐다. 용량, 속도, 절전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6세대 제품으로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등 낸드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 초격차 위해 대형투자 잇따라

이 부회장이 반도체 초격차를 강조한 이후 반도체사업의 대형 투자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불과 열흘 전인 지난달 21일 파운드리 생산시설 구축(평택 공장)과 이미지센서용 파운드리 증설(화성공장)에 각각 10조원과 1조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낸드 투자까지 1개월여간 공개된 투자액만 총 20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평택캠퍼스는 2015년 단지 조성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뜬 지 5년 만에 허허벌판에서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모두 생산하는 '반도체 복합생산기지'화됐다.
최근 5년간 삼성이 평택 공장에 투자키로 한 금액은 60조원을 넘는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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