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감염경로 불명 '불쑥' 두달새 '5→7%'…"신규환자, 빙산 일각일 수도"

뉴시스

입력 2020.05.26 05:00

수정 2020.05.26 05:00

서울선 이태원 클럽발 '6차 전파' 사례까지 확인 경북 구미 교회선 감염경로 불명 집단감염 사례 정은경 "접촉자 파악 늦어지면 기하급수적 증가" 전문가 "확진자는 빙산 일각…경각심 늦추면 안돼"
[서울=뉴시스]조수정·천민아 기자 = 9일 오후 9시께(왼쪽) 홍대 밤거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오른쪽) 홍대 거리가 붐비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에서부터 다시 전염세가 커지고 비가 내리면서 홍대 유흥가에 평소보다 사람이 적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5.09. mina@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천민아 기자 = 9일 오후 9시께(왼쪽) 홍대 밤거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오른쪽) 홍대 거리가 붐비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에서부터 다시 전염세가 커지고 비가 내리면서 홍대 유흥가에 평소보다 사람이 적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5.09. mina@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이 학원과 동전(코인)노래방, 돌잔치, 음식점 등을 거쳐 6차 전파까지 발생한 가운데 강서 미술학원과 구미 교회 등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까지 산발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2주간 감염 경로 불명 비율은 지난 23일에 이어 25일에도 7%를 넘어서는 등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잇따르자 추가 전파 차단을 위해 확진자들이 다녀간 수도권과 대구·경북 30개 다중이용시설을 공개했다.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중심은 이태원에만 있는 게 아닌 셈이다.

전문가들은 확진 환자에 집중해 감염이 발생한 클럽·노래방 등을 사후 단속할 것이 아니라, '빙산의 일각'인 확진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 무증상 감염자 등을 통한 확산을 막기 위해 생활 속 거리 두기와 실효성을 담보할 방역 수칙을 미리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5일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237명이다. 5차 전파 사례 7명, 6차 전파 사례 1명 등을 포함해 가족·지인·동료 등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141명으로 59.5%를 차지했다.

방대본이 공식 확인한 6차 전파는 서울에서 24일 발생했다.

'인천 학원강사→학원 학생→택시기사 겸 사진사→사진사가 근무한 부천 돌잔치 참석자→참석자가 근무한 오리 음식점 직장 동료→직장 동료의 가족(택시기사)'이 이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코인노래방과 돌잔치가 열린 뷔페 식당, 음식점 등이 전파 연결고리가 됐다.

여기에 25일 오전 성동구에선 '인천 학원강사→학원 학생→택시기사 겸 사진사→사진사가 근무한 부천 돌잔치 참석자→참석자가 근무한 오리 음식점 손님→해당 손님 접촉자'에 해당하는 3명의 6차 전파 의심 사례도 나왔다.

[서울=뉴시스]서울 중랑·성동·관악구 등에서 인천 학원강사발(發) 5·6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왔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5·6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들의 접촉자는 36명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 중랑·성동·관악구 등에서 인천 학원강사발(發) 5·6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왔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5·6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들의 접촉자는 36명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6차 전파 사례까지 확인한 건 방역당국의 신속한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6차 전파까지 발생했다는 건 자칫 방역망 밖에서 발견되지 않은 전파 연결고리를 통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잇따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도 3차 감염까지 확인됐던 지난 15일 '4차 감염' 의미를 "계속 확진자의 발견이 늦어지거나 확진자의 접촉자에 대한 파악이나 관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좀 더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우려는 통계와 지역사회 감염 사례를 통해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오전 0시 기준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환자 297명 중 아직 감염 경로를 특정하지 못한 조사 중 사례는 21명으로 7.1%를 차지했다. 2주간 감염 경로 불명 사례는 지난 23일에도 325명 중 23명으로 7.1%를 기록한 바 있다.

처음 2주간 감염 경로를 구분하기 시작했던 두달 전 4월6일 당시 2주간 신고된 1323명 중 감염 경로 불명 비율은 약 5.0%(66명)였다. 이후 매주 월요일 오전 0시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4월13일 2.7%, 20일 3.8%, 27일 4.5%, 5월4일 6.3%, 11일 4.1%, 18일 5.7% 등이었다.

여기에 최근 확인된 감염 경로 불명 사례 가운데는 집단 감염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대구 소재 학교 기숙사 입소 이후 검사에서 고등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그 가족에 이어 엘림교회 목사와 신도, 교회가 위치한 시장 상인까지 25일 현재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에선 서울에서 보고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확인된 데 이어 이들이 찾았던 코인노래방과 관련해 확진자가 추가로 발견됐다. 대구시는 이 사례를 이태원 클럽 관련 사례로 명명했지만 애초 서울에서 확인된 환자의 감염 경로가 이태원 클럽 관련으로 확정되지 않아, 방대본은 이 사례를 이태원 클럽 관련 사례에 포함하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 강사의 경우 이태원 클럽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강생 중 유치원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산발하자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방문한 노래방 9곳과 주점 7곳 등 30곳(25일 오전 10시)의 다중 이용시설 장소 및 방문 일자를 공개하고 이용자 및 행사 참여자에 대해선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 부천시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두차례 방문했던 목욕탕의 상호와 방문 일자도 새롭게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역사회 감염 산발 사례 가운데는 클럽 집단 감염뿐만 아니라, 발견되지 않았던 무증상 감염자 등을 통한 확산 사례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된 사람의 감염원이 한사람만은 아닐 것이고 그 전에 그 사람한테 전파한 사람도 있고 그중에는 아무 증상 없이 전파만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라며 "노출자 검사를 통해 확인된 확진자 외에 그 빙산의 수면 밑에 일일 확진자보다 (감염자가) 더 많으리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클럽이나 코인노래방처럼 문제가 되면 집합금지 명령을 하는 것처럼 따라가서 대응을 하는데 이는 날아가는 바이러스를 걸어서 쫓아가는 상황"이라며 "20~30대 등을 중심으로 느슨했던 경각심을 다시 갖고 국민과 정부와 의료계가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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