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휴양·레저문화 거점…타이거 우즈 다녀가 '유명세'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0 15:00

수정 2020.05.20 17:32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손광섭 라온레저개발 대표이사

“골프·승마·낚시를 한꺼번에”…'대중제' 전환 라온GC 매출액 117억원 
라온프라이빗타운 934세대 완판…더마파크·액티브파크·호텔도 운영
손광섭 라온레저개발㈜ 대표이사
손광섭 라온레저개발㈜ 대표이사

【제주=좌승훈 기자】 라온레저개발㈜는 제주지역 대표 종합레저기업이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라온골프클럽(27홀·골프텔 80실)과 한림읍 월림리에 기마공연장·승마클럽·카트체험장·실내동물원을 갖춘 더마파크, 한림읍 협재리에 라온호텔·액티브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오너 2세인 손광섭 대표이사(사진·42)는 2018년 9월 취임했다. 손 대표는 업계에서 대표적인 가업 승계 케이스로 꼽힌다. 앞서 12년 동안 바닥부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6년 라온건설㈜ 서울지사 근무를 시작으로 ㈜라온랜드·라온레저개발㈜ 대리·과장·본부장·전무·총괄사장을 거쳤다.
창업세대의 경험과 조직에 2세대의 혁신성이 더해지면, 기업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라온도 이 경우다.

손 대표는 2014년 전무 재직 당시 주거형 복합리조트단지인 라온프라이빗타운 934세대 분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시기적으로도 순풍을 탔다. 5억원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 한몫했다.

■ 2세 경영 돌입…가업 승계 후 더 발전
하지만 제주지역에 적정수준을 넘어선 골프장 난립과 해외 저가 골프상품에 밀려 출혈경쟁이 벌어지면서 주력 사업장인 라온GC 운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015년 5월 총괄사장이 된 그는 2018년 4월 기존 회원제 골프장을 대중제로 전환했다.

라온골프클럽
라온골프클럽

라온골프클럽은 2004년 10월 개장과 함께 타이거 우즈, 콜린 몽고메리, 최경주, 박세리를 초청한 가운데 세기의 샷 대결로 주목을 받은 곳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고객 유인 효과가 큰 대중제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봤다. 라온프라이빗타운 성공 분양 덕에 당시 290억원 규모의 입회보증금 반환액도 별 탈 없이 정리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대중제 이전 2017년 108억원이던 골프장 연 매출액은 2018년 105억원에서2019년 117억원으로 신장했다. 골프장 중 국내에선 처음으로 낚시어선도 직접 운용하고 있다. 2018년 11월 2억여원을 들여 5톤 크기의 ‘프라이빗’호를 건조했다. 이 배는 라온GC 인근 모슬포항을 중심으로 마라도·가파도 해역에서 바다낚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손 대표는 평소 “위기는 늘 바깥보다 내부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현재에 안주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일궈내지 못하는 기업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골프장 대중제 전환과 낚시어선 도입처럼, 당장 사업이 잘된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사업 재편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 5톤 낚시어선 건조…마이스 영업 역점
손 대표는 특히 영업 차별화를 통한 마이스(MICE)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골프·바다낚시 패키지 상품 개발과 함께, 특1급 호텔 출신 일식 주방장이 만드는 ‘스시 오마카세’를 갖춰 제주산 제철 생선회와 일본 정통 초밥도 제공하고 있다. 오마카세는 주방장 특선을 말한다. 요리를 주방장에게 일임하는 것이다.

액티브파크(앞)와 라온프라이빗타운
액티브파크(앞)와 라온프라이빗타운

낚싯배 도입과 스시 오마카세 운영은 기존 대중제 골프장에서 느끼지 못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품격 골프장을 선보이겠다는 손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고객 지향적인 경영활동에 더욱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액티브파크도 개장했다. 이곳에는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형 실내 암벽시설인 ‘클립앤클라임’과 친환경 액티브 카트장, 키즈카페(플레이방)가 조성돼 있다.

■ 해외보다 국내가 안전…전화위복 기회
손 대표는 지역사회 나눔 실천과 상생경영 실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라온이 제주 서부권 대표 체류형 관광레저사업장으로 도약하기까지 지역주민들의 도움이 컸다”면서 “최근 코로나19로 관광업계의 피해가 크지만, 이런 상황에 자칫 소홀히 하기 쉬운 지역사회와의 협력에 계속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여행레저산업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비대면 관광상품 개발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라온골프클럽이 운용하고 있는 낚시어선 '프라이빗'호
라온골프클럽이 운용하고 있는 낚시어선 '프라이빗'호

현재 라온GC와 더마파크·라온호텔 주변은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는 곶자왈과 소나무숲, 올레 13·14코스를 끼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여행 트렌드의 변화로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보다 힐링을 겸한 덜 번화한 곳을 찾는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대표는 특히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전화위복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황금연휴 기간에 확인된 것처럼, 해외 여행수요가 국내로 몰리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보다 국내가 더 안전하다’는 인식의 확산도 한몫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방역과 일상, 관광이 공존하는 산업시스템 구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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