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코로나 여파로 TV토론회 '열공모드' 사활건 후보자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5 16:00

수정 2020.04.05 16:00

유튜브 등 모바일 플랫폼 강화, 방송 토론 중요성 커져
정책,비전 등 토론회 사전 리허설 준비 철저
코로나사태로 공약 이슈 줄면서 '깜깜이 선거' 우려도 
4일 오전 울산 MBC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 중구 후보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박성민 후보, 무소속 이철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후보, 민중당 이향희 후보 / 사진=울산MBC 유튜브
4일 오전 울산 MBC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 중구 후보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박성민 후보, 무소속 이철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후보, 민중당 이향희 후보 / 사진=울산MBC 유튜브
[파이낸셜뉴스]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후 첫 주말을 맞아 여야 후보자들이 오프라인 유세전 만큼 TV토론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유권자 직접 접촉이 제한적인 만큼 자신의 정견과 비전, 지역공약 등을 유권자들에게 직접 어필할 수 있는 수단으로 TV토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대 후보의 약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정책적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루트로도 여겨진다.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 등도 정책 및 비전 등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TV토론회 '열공모드'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4~5일 이틀간 서울 강남 등 다중 밀집도가 높은 지역구 후보조차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자 유세일정을 줄이고 대신 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코로나 사태로 자신의 정책이나 정당 비전 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은 데다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 등에겐 TV토론회야 말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칫 유권자들이 대면접촉을 꺼려할 수 있는 외부 유세 일정은 최소화하는 대신 자신의 정책적 변별력을 집중 부각시킬 수 있는 TV 토론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서울에 출마한 한 야당후보 측은 “과거에는 주말에 교회도 가고 장보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시장, 상가를 갔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외부활동보다는 토론회 준비를 더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정치신인 후보는 “말을 잘하고 경험도 많지만 정치 초년생으로 토론회가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오늘 후보 배우자만 (거리 유세에) 나오고 정작 후보 본인은 (토론회 준비에) 열공모드”라고 전했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유권자 접촉이 제한적인 만큼 지역공약, 정책 비전, 주요 현안에 대한 나름의 가치관 등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선 TV토론의 중요성이나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관측이다.

온라인 유세에 사활건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모바일 플랫폼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토론회 준비에도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서울에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 측은 “토론회 초안을 만들어 공약이나 지역구 현안 등을 숙지하고 있다”며 “토론회에서 말을 한번 잘못하다가는 그 부분만 편집돼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계속 돌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토론회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여권 후보 측도 “토론회 경험이 없는 후보들은 질문을 받으면 자꾸 설명하고 답을 내려고 한다”며 “하지만 토론회의 경우는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적극 '어필'할 수 있는 간결하고 압축된 메시지 설파가 더 중요한 만큼 평소보다 연습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상당수 유권자가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대폭 늘어난 것도 토론회에 집중하는 요인이다.

각종 지역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되는 토론회도 많은 만큼 각 선거캠프에선 예상 질문지를 뽑아 후보자와 실시간 질의, 응답을 주고받는 사전 리허설을 갖기도 한다.

한 야당 후보측 참모진은 “실전처럼 사전 리허설도 하고 우리 후보의 약점을 꼬집는 질문도 서슴없이 던진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선거 결과 예측이 어려워 토론회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토론회가 정책대결보다는,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네거티브 전면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인지도가 높은 일부 후보에겐 오히려 토론회로 인해 상대 후보를 부각시켜줄 수 있다면서 '고의로' 토론회를 회피하는 경우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비대면 선거로 공약과 인물 대결이 실종되고,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로 유권자들이 잃는 게 많을 것 같다"며 "결국 여야 지지층 조직력 대결에 선거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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