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남·여 스타일 따로 없다… 젠더리스 트렌드 열풍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3 17:15

수정 2020.04.03 19:49

'자주' 여성용 사각팬티 매출↑ 1세대 여성복 스튜디오 '톰보이'
남성 고객 늘자 맨즈 라인 선봬
국내 대표 1세대 여성복 스튜디오 톰보이는 반대로 남성들이 여성복 매장을 방문해 오버사이즈 티셔츠, 와이드 팬츠 등을 구매해가기 시작하자 지난해 말 맨즈 라인을 선보이게 됐다.
국내 대표 1세대 여성복 스튜디오 톰보이는 반대로 남성들이 여성복 매장을 방문해 오버사이즈 티셔츠, 와이드 팬츠 등을 구매해가기 시작하자 지난해 말 맨즈 라인을 선보이게 됐다.

남성과 여성, 성별의 경계를 없앤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가 패션 업계를 시작으로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산되며 일상 생활까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특히 젠더리스 룩은 진부함과 규칙을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각광받으며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여성스러움, 섹시함 등을 강조하던 여성 브랜드들은 남성들이 입을 법한 품이 넓은 오버사이즈 재킷과 코트, 통이 넓어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바지, 하이힐 대신 스니커즈를 몇 해째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으며, 매니쉬하고 강한 느낌을 강조하던 남성 브랜드들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꽃무늬, 파스텔 컬러, 러플과 리본 등의 디테일, 핸드백 등을 선보이며 성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최근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각팬티를 여성용으로 출시해 각광받고 있다.
몸에 붙는 형태의 사각팬티인 드로즈와 트렁크를 올해 1월 여성 전용 상품으로 출시했는데 출시 2개월만에 여성용 팬티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제품인 러브 컬렉션의 맨투맨이나 티셔츠를 여성들이 작은 사이즈로 구매해 입는 것에 착안해 여성용 사이즈(90~95)의 제품들을 함께 선보이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 1세대 여성복 스튜디오 톰보이는 반대로 남성들이 여성복 매장을 방문해 오버사이즈 티셔츠, 와이드 팬츠 등을 구매해가기 시작하자 지난해 말 맨즈 라인을 선보이게 됐다.

LF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 역시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주력으로 선보였다. 캐주얼 브랜드 TNGT에서도 지난해 남녀 공용 라인인 'S;GNAL(시그널)' 컬렉션을 새롭게 론칭했다.

패션 외에도 젠더리스 트렌드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향수다. 올리브영에서는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남성, 여성 구분이 없는 이른바 젠더리스 향수 매출이 전년대비 50%이상 늘었다. 전통적인 향수들은 여성용과 남성용이 구분돼 있었는데, 대부분의 여성용 향수는 플로럴(꽃 향)을 기본으로 한 파우더리 향이나 프루티 향을, 남성용에는 머스크나 우디 향, 풀향 등을 기본으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대표 니치 향수 딥티크는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각각 나뉘던 향수업계에 최초로 젠더리스 콘셉트를 표방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딥티크는 올해 롯데백화점 우수고객이 선정한 최고의 향수로 뽑히기도 했다. 불리 1803의 대표 아이템인 '오 트리쁠' 향수도 중성적인 향기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패션이 아닌 스스로가 만족하는 패션이 중요한 시대"라며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패션, 뷰티업계에서도 성별 구분이 없는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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