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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무역금융펀드, 삼일 실사 초안에 회수율 안담겨…"싱가포르 회사, 어음 효력 불명확"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3 19:11

수정 2020.04.03 19:11

업계 "100% 손실 가능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지펀드인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의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운용으로부터 무역금융펀드를 인수한 싱가포르 무역금융회사가 기초자산격인 펀드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약속어음에 대한 법적 효과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회수하더라도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신한금융투자에게 선순위로 돌아가 사실상 개인의 손실률은 100%에 가깝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이 이날 라임자산운용 측에 전달한 무역금융펀드 실사 초안에는 약 6000억원 규모의 라임 ‘플루토 TF 1호’의 회수율이 담기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 분산돼 투자된 펀드의 회수율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무역금융펀드를 모두 인수해 약속어음(P-note)을 라임운용에 끊어준 싱가포르 무역금융회사가 어음을 담보로 돈을 내줄 가능성이 명확치 않은 이유가 컸다.
싱가포르 회사가 기초자산 회수를 못하더라도 라임운용 측이 어음을 제시했을 때 돈을 내줘야 한다는 법률 관계도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금융펀드는 총 5억달러(약 6000억원)로 개인투자금이 2400억원이 포함됐다. 나머지 3600억원은 신한금융투자의 TRS 대출액이다. 이 펀드는 크게 5개 펀드로 이 중 2개 펀드는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투자됐다. 나머지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지의 회사에 투자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이다.

무역금융 구조화 펀드는 IIG을 포함한 여러 펀드의 수익증권을 싱가포르 소재 무역금융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매각키로 결정했고, 그 대가로 5억 달러의 약속어음을 수취했다. 부실 펀드를 내주고 약속어음을 받은 격이다. 이때 어음은 IIG 관련 펀드를 하나로 묶어서 피노트1(P-note 1), 나머지 3개 펀드를 묶어 피노트2(P-note 2)로 구분했다.

피노트1은 2억달러 규모로, 사실상 전액손실 가능성이 크다. IIG펀드는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정부로부터 등록취소 등의 제재를 받았고 청산 단계에 들어갔다. 사실상 고객들의 돈을 모아 투자된 펀드 2억달러가 해외에서 증발한 셈이다.

피노트2는 3억달러 규모로, 역시 회수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피노트 2 관련 펀드들이 투자한 회사는 미국,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 포진해 있다"면서 "삼일회계법인은 투자기업의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이들 순자산 등 재무상태를 토대로 추가 팔로업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피노트2를 담보로 싱가포르 회사가 돈을 내준다고 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 신한금융투자가 TRS계약을 맺어 선순위에 해당한다. 개인투자자들의 회수율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라임과 각 판매사에 실사 결과를 설명했고, 라임은 이를 바탕으로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한 뒤 예상손익을 판매사에 알릴 예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가량 미뤄진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합동 현장조사를 오는 9일부터 시작한다.
금감원은 1차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20일 2차로 펀드를 판매한 시중은행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 분쟁조정을 6월 말~7월 초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khj91@fnnews.com 김현정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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