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코스콤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중(3월 1~27일) 원화채에 7조4000억원을 순투자했다. 지난 2월 순매수액(3조5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잔액은 3월 27일 133조817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 원화채 1조301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2016년 말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5.6%였으나 지금은 7.1%로 확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각 국가의 중앙은행, 국부펀드가 한국의 신용등급과 통화 안정성을 보고 국고채를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신용등급은 AA급으로 높은 수준인데다 AA급 국가의 국고채 10년물 금리 중 가장 높다. 중앙은행들 입장에서는 '안사면 안되는 채권'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의 국고채 금리는 같은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국가들의 국고채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한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월 30일 기준 1.562%를 가리키고 있다. AA급인 영국과 대만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같은 날 기준 0.32%, 0.62% 수준이다. 프랑스의 국고채(AA급) 금리는 마이너스 금리다.
이러한 중앙은행들은 통상 외화관리 차원에서 환헤지 없이 우리나라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환프리미엄보다 캐리수익을 챙기려는 목적이 더 크다. 캐리수익은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정해진 기간마다 받는 표면 금리에 따른 이익이다.
반면 외국 헤지펀드, 해외 운용사들은 통상 환헤지를 통한 환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원화채를 사들이고 있다. 현재 스와프포인트(선물환율-현물환율)는 마이너스인 상태로 외국인은 환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중앙은행, 국부펀드의 캐리투자 자금에다 외국 헤지펀드의 환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재정거래 목적의 투자가 더해지며 원화채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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