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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원화채 보유잔액 134조 육박 ‘사상최대’… 3월에만 7조4000억 사들였다[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7:16

수정 2020.03.31 17:16

외국인 원화채 보유잔액 134조 육박 ‘사상최대’… 3월에만 7조4000억 사들였다[마켓워치]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취한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원화채를 사상 최대치로 늘렸다. 우리나라의 국고채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캐리 투자 목적을 가진 각국 중앙은행, 국부펀드의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게다가 강달러 현상으로 환프리미엄을 누리려는 외국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역시 원화채 매수에 가세했다.

3월 31일 코스콤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중(3월 1~27일) 원화채에 7조4000억원을 순투자했다. 지난 2월 순매수액(3조5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잔액은 3월 27일 133조817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 원화채 1조301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2016년 말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5.6%였으나 지금은 7.1%로 확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각 국가의 중앙은행, 국부펀드가 한국의 신용등급과 통화 안정성을 보고 국고채를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신용등급은 AA급으로 높은 수준인데다 AA급 국가의 국고채 10년물 금리 중 가장 높다. 중앙은행들 입장에서는 '안사면 안되는 채권'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의 국고채 금리는 같은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국가들의 국고채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한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월 30일 기준 1.562%를 가리키고 있다. AA급인 영국과 대만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같은 날 기준 0.32%, 0.62% 수준이다. 프랑스의 국고채(AA급) 금리는 마이너스 금리다.

이러한 중앙은행들은 통상 외화관리 차원에서 환헤지 없이 우리나라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환프리미엄보다 캐리수익을 챙기려는 목적이 더 크다. 캐리수익은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정해진 기간마다 받는 표면 금리에 따른 이익이다.


반면 외국 헤지펀드, 해외 운용사들은 통상 환헤지를 통한 환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원화채를 사들이고 있다. 현재 스와프포인트(선물환율-현물환율)는 마이너스인 상태로 외국인은 환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중앙은행, 국부펀드의 캐리투자 자금에다 외국 헤지펀드의 환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재정거래 목적의 투자가 더해지며 원화채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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