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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대형은행들, 기업실적·경제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8 11:01

수정 2020.02.28 11:01

[파이낸셜뉴스]

BoA 2020년 세계 경제 전망(GDP 성장률, %, 전년비); 진청: 이전전망, 하늘색:신규전망; 왼쪽부터 전세계, 중국, 미국, 유로존, 신흥시장 /사진=BoA 글로벌 리서치, FT
BoA 2020년 세계 경제 전망(GDP 성장률, %, 전년비); 진청: 이전전망, 하늘색:신규전망; 왼쪽부터 전세계, 중국, 미국, 유로존, 신흥시장 /사진=BoA 글로벌 리서치, FT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이 올 기업실적과 경제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고, 미국 기업들은 올해 실적이 전혀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비즈니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들은 코로나19 외에도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불씨, 11월 미 대통령선거 등이 불안을 가중시켜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 2009년 이후 첫 3% 성장률 붕괴
BoA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3.1%보다 0.3%포인트 낮은 2.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이 현실화하면 세계금융위기와 뒤 이은 경기침체가 몰아닥쳤던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자 첫 3%대 붕괴가 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경우 성장률이 지난해 5.9%에서 올해에는 1990년 이후 최악인 5.2%로 추락하고,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역시 올 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1%를 크게 밑도는 0.6%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 성장률이 거의 반토막 나는 것과 달리 경제에서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미국 성장률은 소폭 둔화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BoA는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이 있기 전부터도 성장 모멘텀은 미약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보고서는 올해 성장률에 충격을 줄 최대 요인으로 코로나19 외에 '1단계 합의' 상태로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일본의 정치경제 불확실성, 중남미 일부 지역 불안을 꼽았다.

BoA 이코노미스트 아디티야 브하베는 "중국 경제활동 차질이 길어지면 전세계 공급망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고, 관광객 감소는 아시아 지역에 또다른 역풍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탈리아에서처럼 제한적인 발병은 더 많은 검역으로 이어지고,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하베는 또 미국 대선도 중요한 변수라면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미 무역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기업투자는 올해에도 저조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BoA의 이같은 전망은 그러나 코로나19가 대유행병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기초로 한 것으로 대유행병으로 확산되면 전망 자체가 크게 수정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美 기업실적 증가율 '제로'
골드만삭스도 단기적으로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세계 경제가 어떤 궤적을 그릴지는 지금으로서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유행병으로 확대되면 경제활동 차질이 더 길어지고, 미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 미국의 최종 수출 수요가 둔화되고 연이어 공급망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는 미국 기업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의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에 따른 충격으로 올해 미 기업들이 "전혀 실적 증가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주당순익(EPS) 평균치를 174달러에서 16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애플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나이키, 유나이티드항공,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등 기업들이 최근 줄줄이 이전에 제시한 분기실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전망 하향도 잇따르는 추세다.

그러나 팩트세트에 따르면 월가의 전망은 대체로 아직은 낙관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S&P500 편입 기업들의 순익이 1·4분기에는 0.9% 늘고, 올해 전체로는 7.5%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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