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전염병 대비해 학원법 개정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0 17:58 수정 : 2020.02.20 17:58
코로나19 사태로 학교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처음에는 일부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시작해 중국인 유학생이 있다는 문제로 대학까지 불똥이 튀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확진자 인접 유초중고에 휴업명령을 내렸다. 2월에 예정됐던 학교 졸업식은 줄줄이 취소됐고, 대학의 개강이 연기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됐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게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염병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어쩔 수 없는 대책이다.

문제는 휴업명령 등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원들이다. 교육부가 지난 2016년 11월 발표한 '학생 감염병 예방 종합대책'에는 지역 내 학교 휴업(교) 실효성 확보를 위해 학원생 등원중지 및 휴원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학교는 휴교했지만 학원은 성업 중이라, 휴교에 실효성이 없다는 감염병예방학계와 교육계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3년여가 지난 현재 교육부는 '학원 휴원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를 여전히 만들지 못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전국 유초중고에 감염병 예방을 위해 휴업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학원에는 휴원명령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감들은 따르지 않아도 되는 '휴원 권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부는 왜 학원 휴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했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학원 자체가 민간기업이기 때문이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공립학교나 사립학교와 달리 학원은 사유재다. 학원에 강제휴무 명령을 내리면 개인기업의 영업을 제한하는 모양새가 돼 위헌 소지가 발생한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또 강제휴원 시 영업제한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도 법안을 개정하지 못한 이유였다. 당시 법 개정을 준비하던 교육부는 법제처와 법안 개정을 논의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현재 학원 휴업을 결정하거나 격리조치를 할 수 있는 주체는 학원운영자다. 현행 '학원의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은 제5조 2항에서 "학원설립·운영자는 감염병에 감염 또는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에 대해 학원으로부터 격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원법 개정은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기본권(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권)을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원의 영업을 충분히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일 국내 첫 어린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 확진자 중 미술학원과 어린이집 종사자 등이 포함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 등에서도 어린이 환자는 성인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낮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첫 어린이 환자가 발생했고, 학원에서도 확진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코로나19의 지역감염을 대비한 교육부의 특단의 조치와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전염병을 대비한 학원법 개정이 필요하다.

leeyb@fnnews.com 이유범 정책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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