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떠나면 다 앙숙?…트럼프, 前비서실장 켈리와 난타전

뉴시스

입력 2020.02.14 12:31

수정 2020.02.14 12:31

켈리 "김정은, 美 잠시 속였을 뿐" 혹평 트럼프 "켈리, 입을 다물고 있질 못해" 비난
[워싱턴=AP/뉴시스]불화로 인해 경질됐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27일 백악관에서 켈리 전 실장(오른쪽)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기 위해 몸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 2020.02.14.
[워싱턴=AP/뉴시스]불화로 인해 경질됐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27일 백악관에서 켈리 전 실장(오른쪽)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기 위해 몸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 2020.02.14.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옛 측근인 존 켈리 전 비서실장과 난타전을 벌였다. 입을 다물라는 노골적인 발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켈리 전 비서실장을 겨냥, "수많은 X들처럼 그는 입을 다물고 있질 못한다"며 "사실 그는 (입을 다물어야 할) 군사적·법적 의무가 있다"고 비난했다.

켈리 전 실장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다.
그러나 임기 말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만 해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됐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갈등을 빚다가 결국 경질됐다.

백악관을 나간지 1년도 넘은 전직 비서실장에 대한 공격은 앞서 켈리 전 실장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디 애틀랜틱에 따르면 켈리 전 실장은 전날인 12일 뉴저지 소재 드루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탄핵소추를 촉발했던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에 대해 광범위한 비판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켈리 전 실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탄핵조사 증언을 했다 축출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을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빈드먼 중령은 우리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하도록 가르쳤던 일을 완벽하게 해냈다"며 "진실을 말했다"고 호평했다. 또 "우리는 '불법적인 명령에 따르지 말라'고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반(反)이민 정책과 관련해선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이견을 빚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들을 범죄자, 강간범 등으로 묘사한 트럼프 대통령 언행에 대해선 "그들 모두가 강간범이나 살인자는 아니다. 그들을 그런 식으로 묘사하는 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여왔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뼈아픈 비판이 나왔다.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시도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잘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나는 대체론 낙관주의자이지만, 현실주의자이기도 하다"며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시 우리를 속일 뿐 그 이상 무언가를 하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의 공식 정상회담과 판문점에서의 즉석 회담을 통해 무려 세 번이나 김 위원장과 직접 얼굴을 맞대며 대북정책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북미 대화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던 측근이 직접 그 성과를 혹평하고 나선 것이다.

잔뜩 체면을 구기게 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분노할 만한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이날 트윗에서 '입을 다물라'는 위협성 발언 외에도 "그(켈리)는 돌연 비서실장이 됐고, 훌쩍거리며 쫓겨났다" 등 조롱성 발언을 늘어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곁을 떠난 옛 측근들과 비난을 주고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켈리 전 실장과 갈등을 빚었던 옛 최측근 볼턴 전 보좌관도 백악관을 떠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등을 공공연히 비판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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