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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패트롤] 용암해수로 미세플라스틱 없는 미네랄 소금 만든다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9 11:00

수정 2020.02.10 12:03

제주테크노파크, 비강세척제 연내 시판…소금 생산시스템 구축
제주용암수에 이어 소금생산 놓고 제주도·오리온, 갈등 새 불씨 
용암해수로 만든 소금과 미네랄파우더
용암해수로 만든 소금과 미네랄파우더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용암해수(염지하수)로 만들어 미세플라스틱이 전혀 없는 미네랄 청정 소금이 지역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해양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제주도 뿐 만 아니라, 제주용암수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오리온그룹도 소금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물론 갈등의 새 불씨도 있다. 제주용암수 국내 시판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제주도와 오리온은 최근 국내 판매를 위한 원수 공급물량은 하루 300톤으로 제한하고 판매유형은 가정배달과 전자상거래(B2B)에 주력한다는 내용의 협의안을 잠정 수용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공수화(公水化) 정책에 따라 제주용암수에 이어 용암해수 제염과정에서 나오는 소금 생산 판매를 놓고 또다시 공방이 일 가능성도 있다.

■ 지역경제 새 성장동력, 제2삼다수화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는 최근 제주형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용암해수로 만든 세계 유일의 미네랄 청정소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열대지방의 소나기인 스콜 때문에 제조염 제조환경이 열악한 신남방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

이를 위해 용암해수에서 추출해 만든 천연소금을 원료로 연내 비강세척제 시판에 나선다. 비강세척제는 생리식염수보다는 천연해수로 만들어진 제제가 더 효과적이며, 코 안의 세척·수분 보급과 손상된 섬모 부분을 회복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제조염의 제조환경과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청정소금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함께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고음이 날로 커지면서 청정 소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0월 김승규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팀과 그린피스가 6개 대륙·21개국에서 생산되는 39개 브랜드 소금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3개를 제외한 36개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더욱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소금 소비량은 3.5㎏이나 된다. 대기업이 미세플라스틱이 전혀 없는 가장 순수한 성분의 소금을 생산할 수 있는 용암해수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오리온도 중국 수출·제과원료로 사용

태성길 원장은 “제주용암수 제조과정에서 담수화된 물을 뺀 농축염수의 염분농도는 7% 가량 된다. 따라서 염분 농도가 3~4% 수준의 바닷물로 농축염수를 방류하려면, 추가 비용을 들여 중화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용암해수 소금은 용암해수 탈염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염수를 활용해 고부가가치화를 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제주삼다수처럼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또 용암해수가 갖고 있는 고농도 미네랄에 주목해 미네랄파우더 제품 개발도 추진한다. 용암해수단지에 뷰티케어 전문업체를 유치하고, 용암수 수치료와 피부관리 메이크업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키로 했다.

용암해수 취수 관정
용암해수 취수 관정

오리온도 향후 음료 외에 천연 미네랄 등 부가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용암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천연 미네랄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과자 원료와 프리미엄 소금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하지만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과정에서 불거진 제주도의 공수화 정책과 맞물려 또다시 논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원수 공급권 쥔 제주도 입장 주목

한편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여과돼 담수층 아래로 흐르는 물이다. 용암해수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제주 동부지역에 다량으로 숨어 있다. 매장량은 27억톤으로 추정된다. 하루 1000톤 생산 기준으로 7589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뽑아 올린만큼 바닷물이 밀려들어 다시 채워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인체와 가장 비슷한 약알칼리성을 띠며, 마그네슘·칼륨·게르마늄·바나듐·셀레늄 등 미네랄 함유량도 일반 지하수보다 높다. 세계에서 제주도와 하와이에서만 발견된 희귀한 수자원으로서 ‘신의 내린 선물’이라고도 한다.


현재 용암해수는 제주도가 공급권을 쥐고 있으며, 제주테크노파크를 통해 용암수 생산업체 2곳(오리온제주용암수·제이크리에이션)을 비롯해 화장품·식품·음료 등 용암해수단지에 입주 입주업체 8곳에 지하 6㎞에서 끌어올린 원수(해수) 또는 전기분해 과정을 거쳐 염분을 뺀 물을 공급하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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