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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안감 확산.."반려동물 걱정마세요"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5 09:57

수정 2020.02.05 09:57

코로나 불안감 확산.."반려동물 걱정마세요"

[파이낸셜뉴스] 작년 중국 후안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은 2만명 감염이 발생한 중국을 넘어 세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1월 30일(현지시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상태(PHEIC)를 선포했다. 국내에도 1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해 감염의 전파에 대한 공포가 일반 국민들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많은 반려동물 보호자들도 혹시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진 않을지 걱정하며 산책을 꺼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 1월 2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전염병 전문의인 리란쥐란의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를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는 포유류 사이에 전파될 수 있다” 인터뷰 이후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통해 신종 코로나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으로 와전됐다.
그 결과 상하이, 텐진 등 주요 도시에서 유기되거나 심지어 살해되는 반려동물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WHO는 현재까지 개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개와 고양이에서는 각각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있으나 반려동물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알파 코로나 유형으로 개 장염, 고양이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아직 완벽한 분석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는 박쥐에서 유래한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혼동은 과거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SARS는 알파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양이과 동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김현욱 해마루동물병원 원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포함된 분비물 등을 통한 접촉성 감염이기 때문에 인플렌자와 같이 공기 중으로 직접 전파되지 않는다. 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자가 반려동물을 만졌을때 반려동물은 감염되지 않지만 반려동물 털이나 발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라며 "다만 이러한 감염 경로는 감염자의 일상 소지품, 손잡이 등 물건을 통한 감염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감염자는 회복때까지는 반려동물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해운대 아이센텀동물메디털센터 허윤석 원장은 "현재 WHO나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반려동물이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중국 발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뱀 또는 박쥐에서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근연관계(유전자형에 따라서 유전적 거리가 가까운 것)가 있다고 했지만 정확한 것은 확인 중이라고 한다. 만약 그 발표가 맞다면 새로운 인수공통 전염병이 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뱀 또는 박쥐에서 전염되는 바이러스와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질병을 전파하는 바이러스는 특정 종의 특정 장기나 세포에 친화력이 높아 해당 종 또는 장기나 세포에 침투, 감염되어 증식하고 숙주(감염된 세포나 개체 등)를 파괴하고 전파된다. 지속적으로 증식 전파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저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변이가 많이 생기는 바이러스 중 하나다. 때문에 의심되는 야생 동물로부터 전파되었다고 해도 이미 종간 장벽을 몇 번씩 뛰어넘는 변이를 일으킨 상태여서 다시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에게 전파를 할 만큼의 변이를 하려면 생각보다 복잡하고 힘든 점프를 몇 번 또는 수백만 번 이상 해야 한다"라며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WHO도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한 듯 지난달 30일 "현재는 반려견, 고양이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접촉한 후 비누와 물로 손을 씻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며 "반려동물과 인간 사이에 전염될 수 있는 대장균을 비롯한 기타 세균이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다만, 의심 증상이 있거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반려동물과의 밀착 접촉은 피하는 게 좋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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