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檢 공개비판' 임종석, 총선 앞으로 한 발 더…큰싸움 나서나

뉴스1

입력 2020.01.30 20:28

수정 2020.01.30 23:49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일부 시민의 항의를 받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일부 시민의 항의를 받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전날(29일) 스스로 피의자 소환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이미 없어진' 포토라인을 자청해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 검찰총장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8개월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되었다고 확신한다"며 검찰의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피의자로 소환되면서 검찰을 공개 비판한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 주인공이 임 전 실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하던 그는 두달 전인 지난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돌연 불출마와 함께 사실상의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이후 수많은 언론 접촉을 뿌리치고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그가 총선을 70여일 앞둔 시점에 카메라 앞에 전격 등장해 '검찰과의 전면전'을 예고하듯 비장한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우선 정치권에서는 "그의 이날 행동 자체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권의 핵심 인사였던 임 전 실장이 침묵을 깨고 전면에 등장한 만큼 이전까지 행보와는 다른 길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에 볼 수 없던 '결기'는 또 다른 '결단'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검찰과의 정면 대결을 선택한다면 외로운 싸움보다는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자연스럽다.

당으로서도 검찰 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의 완수는 총선은 물론 그 이후 국정의 주요 과제로 밀고 가야 하는 숙제다. 총선에서도 청와대를 겨냥한 일련의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청와대·법무부의 극한 대결이 주요 이슈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이날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된 임 전 실장이 총선에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상징으로 등장할 명분을 만든다. 마침 최근 들어 민주당에선 공개적으로 임 전 실장의 총선 역할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입각으로 공석이 된 서울 광진을 지역구가 공공연히 오르내린다. 당에선 광진을에서 이미 임 전 실장과 한국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넣고 여론조사를 돌려봤다. 결과는 좋았다고 한다.

'절친'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본인은 총선 불출마 입장이 단호하지만 당에서는 출마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에서는 이번 소환 조사를 계기로 임 전 실장에 대한 설득에 더욱 힘을 기울일 가능성도 있다.

임 전 실장의 말대로 이번 검찰 수사가 '목적이 있는 기획'이었다면 근본적인 해결은 검찰개혁이고, 이를 위해선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유한국당은 총선 공약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내세울 만큼 정부 여당의 검찰개혁을 되돌리려는 태세를 숨기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이자 높은 인지도를 가진 임 전 실장이 총선 승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임 전 실장은 앞서 지난 21일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의 첫 주자로 나서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미 총선 역할론에 어느 정도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임 전 실장의 공개 입장 발표가 곧 정계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보기도 한다.


사건의 피의자로서, 소환을 불응하거나 비공개로 소환되는 것이 자칫 검찰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힘으로써 우호적인 여론을 환기하려는 의도일 뿐 그 이상의 정치적 계산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 달 만에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며 여의도에 발을 들이는 것은 그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평도 여전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임 전 실장의 출마 여부에 대해 "일부에서는 출마를 종용하긴 하지만 본인이 불출마한다고 했으니 그 이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오늘 (검찰 출석에서 한) 발언을 보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강경한 발언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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