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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유가, 사스때보다 충격 더 클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8 18:03

수정 2020.01.28 18:03

저유가 수개월 지속 전망
국제 석유시장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약세장에 진입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충격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전염병 충격이 2003년 초반 극에 달했던 중국발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에 따른 유가 충격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저유가 상황이 수개월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 WTI, 약세장 진입

CNBC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이날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주말보다 배럴당 1.05달러(1.9%) 하락한 53.1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3%를 넘으며 52.13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5일 연속 하락세로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최저치다.

WTI는 지난해 4월 최고치인 배럴당 66.60달러에 비해 20% 넘게 하락해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24일 종가에 비해 1.53달러(2.5) 급락한 59.16달러로 밀렸다. 주간 기준으로는 3주 연속 하락세로 2018년 12월 이후 최장 하락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과 아시아, 나아가 세계 경제 성장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수요둔화 예상으로 이어지며 유가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 경제 충격에 따른 수요둔화 우려가 고조되고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마이클 트란 애널리스트는 석유시장은 수년만에 처음으로 수요측면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됐다면서 석유시장이 볼모로 잡히게 됐다고 말했다.

■ 사스때보다 유가 충격 더 클 것

시장은 2003년 사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고 있다.

사이먼스 에너지의 빌 허버트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호기심 덩어리에서 지금은 올해 세계 경제와 석유 수요 전망을 심각히 위협할 파괴력을 가진 위험요인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온갖 유가 상승 요인들을 압도하며 유가를 추락시키고 있다면서 사스 당시에 비해 유가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제든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는 미국과 이란간 긴장,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주요 산유국 리비아의 내전 격화, 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 지난해 후반 이후 미 셰일석유 시추활동 급감 등 유가를 끌어올릴 재료들이 수두룩한데도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사스 당시와 비교한 중국과 미국의 해외 석유의존도를 감안할 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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