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멈춰버린 중국’ 베이징 상점들마저 셔터 내려… 경제성장률 추락 경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8 17:56 수정 : 2020.01.28 19:25

[현장르포]소비자들이 외출 삼가하면서
교통·관광·소비 등 피해 확산
1분기 경제성장률 4%대 전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베이징에서 1명 발생했다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2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승객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베이징 지하철 내부. 사진=정지우 특파원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중국 전체를 멈춰 세우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춘제(중국의 설)를 연장하면서 기업들의 일터 복귀가 늦춰졌고 학교도 그 이상 문을 닫는다. 수도 베이징 등 여러 곳이 다른 지역과 대중교통 통제에 들어갔으며 주요 관광지와 상점도 당분간 장사를 접었다. 만약 우한 폐렴의 전파과정에서 근로자가 현장감염되면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 아예 공장 자체를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생산과 유통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 결국 내수와 수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멈춰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확진자와 사망자는 춘제 연휴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다 중국 안팎 전문가들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4월 절정기에는 수십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2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전날 24시 기준 공식발표한 확진자 수는 4515명, 사망자는 106명이다. 하루 새 확진자는 1771명, 사망자는 26명이 각각 늘었다. 사망자는 진원지인 후베이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허베이성, 헤이룽장성, 상하이, 하이난성, 베이징까지 점차 확산 추세다.

중증환자도 급증했다. 전날보다 515건이 늘어 976건이 됐다. 의심환자는 6973명, 밀접접촉자는 4만7833명, 의학적 관찰대상은 4만4132명이다. 다만 이는 전날 24시가 기점이기 때문에 현지 언론들이 보도하는 수치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시 주석이 두 차례나 직접 지시하며 총동원령을 내렸다. 리커창 총리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베이성을 비롯해 허베이성, 베이징, 톈진, 상하이, 산둥성, 허난성 등은 교통통제에 들어갔고 모든 대형 활동을 중단한 곳도 있다. 20대 도시는 아파트 청약처럼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금지시켰다.

춘제 기간도 내달 2일까지 연장했다. 상당수 기업은 9일까지 쉬기로 했다. 일부는 재택근무를 선택했다. 초중고·대학은 2차 잠복기를 감안해 2월 17일까지 교문을 닫는다. 중국 당국은 가급적 외출 자제도 권고했다. 지하철이나 공항 등 대중이 집중되는 곳은 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가 문 밖을 나서지 않으면서 상점 등도 셔터를 내렸다.

그러나 특단의 조치에도 비관론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의 가브리엘 렁 교수의 말을 인용, "감염자가 이미 우한 내에서만 4만명을 넘었으며 공중보건 조치가 없으면 이 수치는 6.2일마다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렁 교수는 또 "4월 말~5월 초 절정에 달할 때 우한에 인접한 충칭에서만 하루 15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하루 2만~6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공중위생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감염자 1명이 평균 병을 전파하는 대상이 2.6명이라고 추정했다. 펑즈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도 전날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평균적으로 환자 1명이 2∼3명을 전염시킬 수 있다"며 "사스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의 강력 대응에도 확산의 불길을 잡지 못하면 중국의 교통, 교육, 관광, 유통, 외식, 소비, 생산, 수출 등의 타격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로 겨우 한숨을 돌렸던 GDP 성장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문연구기관인 플리넘은 "'급속하게 확산 중인 우한 폐렴의 여파로 중국 1·4분기 경제성장률이 4%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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