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中,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불리한 1단계 무역합의 서명"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6 09:41

수정 2020.01.26 09:40

[파이낸셜뉴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중국이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불리한 합의에 서명했다고 평가했다.

전략연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의미와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핑에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무역 합의에 서명한데 반해 중국은 협상 대표를 맡았던 류허부총리가 서명했다"면서 "트럼프의 직접 서명은 미국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이며, 미국의 주장이 많이 관철된 결과물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이 1단계 협상에서 많은 양보를 한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합의에 서명한 것은 국내 정치상황을 고려해 미국과의 갈등 장기화를 피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합의안에는 중국이 앞으로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31조 6000억 원)어치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2020.01.1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합의안에는 중국이 앞으로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31조 6000억 원)어치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2020.01.16.
전략연은 "미중 갈등은 당장 경제성장률 하락을 불러오고, 성장률 하락은 경기 침체 및 실업을 유발해 사회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국제정치와 국내정치의 선순환과 이에 따른 경제적 안정을 위해 중국은 일정한 양보를 통해서라도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중국 경제의 질적 발전을 위해 미국 중심 자본주의 자유경제질서의 글로벌 표준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점도 양보를 선택한 배경으로 꼽았다.
글로벌 경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 다른 길을 고집하기에는 득 보다 실이 많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략연은 "중국에게 2020년은 13.5 계획이 마무리되는 해인 동시에 전면소강사회 건설을 완성해야 하는 시기"라며 "그렇게 되어야만 2021년부터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의 기본 조건을 완성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고, 두 번째 100년이 되는 2049년에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완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정적 성과가 반드시 필요한 2020년을 맞이하면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갈등으로 체력을 소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과의 분쟁·갈등을 줄이고 협력과 공영의 길을 찾아야 하는 중국의 정치적 상황이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방식의 합의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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