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압박 속 호르무즈 파병 신중론…"청해부대 활용 가능"

뉴시스 입력 :2020.01.10 12:45 수정 : 2020.01.10 12:45

외교부 고위 당국자 "국민 안전을 최우선 고려"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안전 보호 내용 포함" 청해부동 이동에 "美측도 싫어한다고 얘기 못해"

【서울=뉴시스】호르무즈해협은 북서쪽의 페르시아만과 남동쪽의 오만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수역이다. 이곳을 거치는 원유는 하루 1850만배럴(2016년 기준)로 전세계 생산량의 5분의 1이자 전세계 해상 원유수송량의 3분의 1 규모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미국과 이란간 갈등 고조로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해부대 작전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미국은 당연히 (우리에게) 요청하겠지만 이라크 (우리 국민) 1600명, 이란에 290명이 있고, 이 가운데 테헤란에만 240명이 있다"며 "정부의 결정이 영향을 끼치는데 국민 안전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도 일본과 같이 독자적으로 보내는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 안전 보호 내용이 들어가 있다.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7월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만들겠다고 발표하며 동맹들에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중동 지역에서 일본에 관련된 선박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정보 수집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자위대의 파견을 결정했다.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에 해적 대책으로 파견된 P3C 초계기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 당국자는 "우리 국민 안전과 보호 명분으로 청해부대가 이동할 경우 미국이 싫어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꼭 싫어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호르무즈 파병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에 있는 나라들과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순 없다"고 말하며 기류 변화를 암시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가 신중론으로 기울어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맞는 얘기 같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이란 사태 관련 현안보고 등을 안건으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1.09. kkssmm99@newsis.com

하지만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KBS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일 3국 고위급 협의를 한 후 예정에 없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일본과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라며 "미국이 양국과 공유하는 지지와 깊은 우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최근 미국과 이란이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에게 호르무즈 파병을 제안하며 동맹 기여를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북핵 문제를 비롯해 최근 중동지역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언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세게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 있다. 어쨌든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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