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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 합병은 시장독점…공정위, 엄정심사 해야"

뉴스1

입력 2020.01.06 14:05

수정 2020.01.06 14:05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회원 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회원 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이른바 '타다금지법'을 발의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는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 업체 '배달의민족'을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시장 독점' 문제를 제기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시장 2위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배민까지 합병할 경우 점유율 90% 이상으로 독점 지배적 사업자가 되며, 이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부분을 중점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IT업계에선 "시장장벽이 낮아져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시장 획정 역시 획일적으로 보기 어려운만큼 정치권의 섣부른 개입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홍근 의원 "배민+요기요 합병은 시장독점"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은 시장 독과점"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배달의민족 기업결합 관련 경제력 집중을 피할 면밀한 심사가 요구된다"며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나 소속 배달원 등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두 회사의 인수합병은 단순한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율적 판단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함에 있어 산업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박 의원은 "공정위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심사에 있어 모바일 배달앱 시장이란 새로운 산업 영역의 시장을 독립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지난 2010년 배달의민족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배달앱 시장은 급격히 확장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배달앱 시장 참여자는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 등의 기업만이 아니라 피자와 치킨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요식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포함돼 있다"며 "두 회사의 결합으로 경쟁이 사라지면서 기업은 막대한 순이익을 남기는 반면 수수료 인상 등의 조치로 자영업자들은 피해를 입고 소비자 부담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 "시장장벽 낮아지는데…"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합병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과정에서 '시장 획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공정위가 '배달앱'이라는 별도 시장을 획정한다면 양사간 기업결합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의 독점적 사업자가 되기 때문에 인수허가가 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인터넷서비스업'이나 '모바일 유통거래산업' 등 기존 산업군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시장을 획정한다면 배달앱 시장규모가 기존 산업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양사간 기업결합 인가에 큰 무리가 없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선 "낮아지는 시장장벽에 대해 정치권의 이해가 부족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최근 B마켓이라는 이름의 신선식품 배달서비스를 내놓으며, 단순 요식업 배달에서 더나아가 쿠팡과 티몬 등 모바일 쇼핑서비스와 직접 경쟁을 선언했다. 쿠팡 역시, 단순 쇼핑에서 나아가 최근 '쿠팡잇츠'라는 요식업 배달서비스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IT 플랫폼의 진화로 사업의 장벽이 속속 허물어지면서 특정 시장으로 획정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인데, 정치권에선 하나의 단면만 보고 시장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나치게 세분화된 시장 획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유망기업의 가치를 격하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이나 코스피 대신, 배민이 독일 자본에 매각을 결정한 것은 IT시장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국내시장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내에 상장하면 배달앱으로 포장돼 시장가치가 결정되지만, 해외에선 우버와 그랩 모두 단순 O2O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어 훨씬 큰 기업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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