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라임운용, 美폰지사기 휘말려…개인 투자금 못찾을수도

뉴스1 입력 :2019.12.30 09:59 수정 : 2019.12.30 09:59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를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6000억원 규모에 이어 2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2019.10.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펀드업체가 다단계 금융사기, 일명 폰지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운용에 돈을 넣은 일부 투자자들은 환매 중단 사태로 투자금을 늦게 돌려받는 것을 넘어서 아예 못받을 위기에 처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글로벌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IIG)의 등록을 취소하고 펀드 자산을 동결했다. SEC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IIG가 폰지 사기를 친 것으로 보고 있다.
폰지 사기는 기존 투자자에게 환급해야 할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의 자금으로 대체하는 다단계식 사기를 말한다. IIG는 손실을 숨기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가짜 대출채권을 허위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IIG의 자산이 동결됨에 따라 라임운용이 투자한 펀드도 같이 발이 묶이게 됐다. 라임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개인 투자자의 투자금 2500억원, 신한금융투자에서 받은 레버리지 자금 3500억원 등 모두 6000억원이며, 이 중 40%인 2400억원이 IIG에 투자됐다. 자산 동결로 묶인 자금은 2400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IIG 투자에서 손실이 날 경우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라임운용과 신한금투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상 투자금이 손실이 날 경우 잔여재산를 먼저 빼올 수 있는 권리가 신한금투에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한푼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2400억원 모두 손실이 난다면 개인 투자자와 신한금투 모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서는 현재 삼일회계법인이 회계 실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라임운용 측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현재 자산 가치 등을 투명하게 알리기 위해 회계 실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라임운용이 IIG에 투자해 발생한 손실의 규모도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운용 측은 이르면 다음달 중 실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실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금감원은 라임운용과 신한금투가 IIG의 부실 여부를 알면서 투자자에게 상품을 판매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라임운용이 올해 상반기 무역금융펀드 지분을 싱가포르 R사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처럼 투자대상을 바꾼 것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금감원은 조만간 이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소한 검찰에 사건을 통보를 할 예정이다. 조금 더 참고자료가 나온다면 검찰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특정사안에 적용될 혐의는 검찰이 판단하겠지만, 이번 사건에 사기죄 요소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금감원은 지난 10월2일 라임의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현재 제재안 마련에 착수했다. 향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종 제재까지는 6개월 정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라임운용은 환매 중단이 가능한 자펀드를 149개, 금액을 1조3363억원으로 집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은 잠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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